국산 신약 '렉라자 주역', 라트비아와 연구 동맹
입력
수정
지면A12
조병철 다안암연구소 소장신촌세브란스병원 산하 다안암연구소가 동유럽 국가 라트비아에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노하우 및 핵심 기술 이전에 나선다.
임상노하우 및 기술 이전 나서
다안암연구소는 라트비아 정부와 임상연구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사진)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라트비아는 인구수가 200만 명 이하로 한국에 비해 적고, 바이오산업 또한 새싹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바이오산업이 싹틀 수 있도록 다안암연구소에서 인적 교류 등을 지원하는 것이 이번 MOU의 주요 골자다.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중인 에드가르스 링케비치 라트비아 대통령은 이날 MOU를 위해 서울 신촌 연세세브란스 중입자치료센터를 찾았다. 조병철 다안암연구소장은 “글로벌 항암신약이 된 토종 항암제 ‘렉라자’의 경제적 효과가 매년 8374억원에 이른다”며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소장은 얀센에 기술이전(LO)된 유한양행 폐암치료제 렉라자의 임상 개발을 주도해 ‘렉라자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외국 대통령이 국내 민간 바이오연구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조 소장이 설립한 다안암연구소는 100여 명이 일하는 국내 최대 규모 비영리연구소로 성장했다. 환자 암세포에서 유래한 암세포주 등 정밀모델을 500개 이상 구축해 다국적 제약사를 비롯한 국내외 제약사로부터 다양한 연구과제를 수주해 수행하고 있다. 수주한 연구비는 올해 400억원을 넘어섰다.
조 소장은 “라트비아는 고부가가치를 낼 주력 산업이 발달해 있지 않고, 한국처럼 지하자원도 없어 바이오산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며 “인적 교류 등을 통해 바이오산업이 싹 틀 수 있는 기초 인프라를 전해주고자 한다”고 말했다.이어 “라트비아가 국부펀드를 통해 한국 바이오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