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왕좌' 노리는 제주·티웨이, 생존 위한 합종연횡 서두른다

저비용항공사 지각변동 가시화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3사
통합땐 항공기 55대 1위로 등극

제주항공 "M&A 기회 오면 대응"
티웨이도 노선 늘리며 덩치 키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항공사(FSC) 출범에 그치지 않는다. 두 회사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세 개 저비용항공사(LCC) 또한 통합 운영하는 만큼 ‘메가 LCC’도 탄생시키기 때문이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한 뒤 차례로 대한항공 산하 진에어(항공기 보유 대수 26대)와 아시아나항공이 거느린 에어부산(24대) 에어서울(5대)을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산하 LCC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통합 운영을 통해 기단을 늘리고 원가경쟁력도 높여야 한다”며 “통합 LCC 출범 시기는 3사가 서로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LCC 3사가 통합 운영되면 항공기 보유 대수 기준(55대)으로 제주항공(42대)을 누르고 1위가 된다. 통합 LCC의 매출(지난해 기준)도 2조5000억원으로 제주항공(1조720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 또한 14.9%(지난해 기준)로 제주항공(10.8%)을 앞지른다.

이에 맞서 제주항공도 몸집을 불릴 채비에 나섰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 7월 사내 공지를 통해 “사모펀드(PEF)가 지분을 보유한 항공사는 언젠가 매각 대상이 된다”며 “인수합병(M&A) 기회가 왔을 때 필요하다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LCC는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등이다.

티웨이항공도 ‘LCC 챔피언’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나온 대한항공의 유럽 네 개 노선을 넘겨받아 국내 LCC 중 처음으로 유럽 노선을 따냈다. 항공기 다섯 대와 조종사, 승무원 등 100여 명도 함께 넘겨받았다.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1대주주와 2대주주가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리조트회사인 대명소노가 최근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며 두 회사의 2대 주주로 올라선 여파다. LCC업계에선 “대명소노가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항공사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티웨이항공의 경우 1대 주주인 예림당과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아 언제든 장내 매입을 통해 1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자금력이 있는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 경영에 참여하면 LCC업계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