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이어 저스트잇도 英 증시 이탈…기업 엑소더스 가속화

저스트잇, 다음달 런던 2차 상장 폐지
"낮은 거래량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
올해 투이, GE, 유니시스도 런던 떠나
"많은 기업이 상장 유지 필요성 검토할 듯"
(사진=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 홈페이지)
팬데믹 시기 무리한 확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네덜란드 음식 배달 기업 저스트잇 테이크어웨이가 다음 달 런던증권거래소(LSE)에서의 2차 상장을 폐지한다. 영국 시장이 기업 유치 경쟁에서 밀리고 있음을 나타내는 사례로 분석된다.

26일(현지시간)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는 LSE에서의 2차 상장을 다음 달 27일부터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비용 절감과 운영 단순화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저스트잇은 "LSE 상장 유지와 관련된 행정적 부담, 복잡성 및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LSE에서의 낮은 주식 유동성과 거래량을 감안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는 자사 거래량 대부분이 주요 상장 시장인 암스테르담의 유로넥스트거래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번 결정이 기술 기업들을 주식시장으로 유치하려는 영국의 계획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발표로 저스트잇은 유럽 최대 여행사 투이,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항공·우주 사업부인 GE에어로스페이스, IT(정보기술) 업체 유니시스와 함께 올해 런던 시장을 떠난 기업들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이외에도 건축 자재 회사 CRH와 온라인 스포츠 베팅 업체 플러터 등이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요 상장을 미국으로 이전했다.

댄 코츠워스 AJ벨 투자 분석가는 "올해 7월 개정된 영국 상장 규정은 LSE의 매력을 높이고 기업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런던에 2차 상장을 한 기업들이 이를 1차 상장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저스트잇과 같은 상황에 처한 더 많은 기업들이 2차 상장 유지 필요성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클레멘 젠엘로트 브라이언가르니에앤코 애널리스트는 "LSE 상장 폐지는 손익계산서 관점에서 큰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경영진이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있음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상장 폐지 발표 이후 저스트잇 주가는 1.5% 하락했다. 저스트잇의 주가는 2020년 저스트잇이 유럽에서 배달 업계 1, 2위를 다투던 영국 테이크어웨이닷컴을 인수한 이후 약 91% 하락한 상태다.

저스트잇은 팬데믹 당시 몸집을 크게 불리며 성장했지만, 앤데믹 이후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 구조를 축소하는 중이다. 2020년 저스트잇은 미국 2위 배달앱 그럽허브와 영국 테이크어웨이를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지난 13일에는 73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했던 그럽허브를 6억5000만달러(약 9054억5000만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