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미쳤다"…해외서 난리 난 '한국 디저트' 뭐길래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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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떡 시리얼' 해외 먹방 콘텐츠서 유행"우유가 잘 스며들 수 있게 꿀떡을 살짝 잘라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쌀가공식품 수출액, 전년 동기 대비 40% ↑
해외서 먼저 유행 후 '역수입' 현상도
"젊은 층 모디슈머적 소비 현상 드러나"
최근 해외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국 전통 음식인 '꿀떡'을 활용한 이색 레시피가 인기몰이 중이다.현재 틱톡, 유튜브 등 SNS에 '꿀떡 시리얼'(ggultteok cereal)을 검색하면 다양한 문화권의 이용자들이 제작한 숏폼 콘텐츠가 쏟아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꿀떡 시리얼이란, 꿀떡에 우유를 부어 먹는 새로운 형태의 디저트다. 서양에서 시리얼에 우유를 말아 먹는 방식에서 착안한 것이다. 국내가 아닌 해외 SNS를 중심으로 먼저 퍼진 조합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틱톡에서 활동하는 'Nisarputrii', 'Petchployeating' 등 해외 먹방 인플루언서들은 꿀떡만 먹었을 때, 우유와 함께 먹었을 때 각각의 맛을 비교하며 "우유와 함께 먹을 때 더 부드러워 좋다", "버블티처럼 쫀득해서 일반 시리얼보다 맛있다" 등의 호평을 내놨다.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K-콘텐츠 속 한식이 주목받으면서,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K-디저트를 찾는 구조가 됐다고 진단했다.
관련 수출량도 실제로 호실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떡이나 쌀과자와 같은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약 350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해외에서 K-디저트가 인기몰이하자 국내 SNS에서도 퍼지는 '역수입' 현상도 포착됐다.네이버 데이터랩의 검색량 지수 분석치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만 해도 꿀떡 시리얼에 대한 검색량 지수가 전무했으나 해외 SNS에 관련 콘텐츠들이 올라오고 난 이후인 이달 6일께 지수가 4로 처음 집계됐다. 이후 꾸준히 관심도가 올라 21일에는 74, 22일에는 100을 기록했다. 해당 지표는 가장 검색량이 많은 날을 100으로 두고 상대적인 추이를 나타낸다.
꿀떡 시리얼을 맛본 국내 유튜버와 누리꾼들은 "꿀떡을 잘랐을 때 흘러나오는 깨 고명이 우유에 섞여 달달한 맛을 낸다", "왜 이런 방법을 먼저 생각하지 못했을까", "외국인이 오히려 꿀떡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은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해외에서 먼저 꿀떡 시리얼 레시피가 탄생한 것과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모디슈머'(Modisumer) 현상이 구현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모디슈머란,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를 의미하는 영단어의 합성어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재창조하는 소비자를 뜻한다.이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익숙하니까 늘 먹던 방식을 고수하는데, 꿀떡이 처음인 외국인들은 새로운 관점으로 재료를 바라보고 예상치도 못한 조합으로 소비했다"며 "K-푸드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실험적으로 발현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