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하이브가 최고" 외치더니…유튜브 영상에 '술렁' [김소연의 엔터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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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곡 부른 JYJ본인들이 탈퇴한 이전 그룹의 흥행곡을 부르고, "경쟁사가 최고"라며 주식을 경쟁사에 모두 팔아놓은 전 회장이 전직 회사의 유명곡 커버 영상을 게재했다. 동방신기의 노래로 오프닝부터 앵콜 공연까지 채운 김준수, 김재중의 JX콘서트와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하이브가 최고"라고 말한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세운 'A20엔터테인먼트'에서 공개한 '캔디' 동영상이 그 주인공이다.
'캔디' 커버한 이수만
동방신기 5년, 나가서 15년…"나만의 음악 하겠다"더니
김준수와 김재중은 2013년 12월 26일 동방신기 멤버로 데뷔했다. 동방신기 데뷔 무대는 보아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합동 방송이었다. 아카펠라 그룹을 표방했던 동방신기는 당대 최고의 디바로 꼽히던 보아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전성기 시절 합동 방송에 출연하면서 첫 무대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막강한 팬덤과 대중성을 겸비한 보이그룹으로 성장하며 2세대 아이돌을 대표했던 동방신기였지만, 김준수와 김재중, 그리고 마약과 성범죄 등 각종 논란으로 현재 해외에서 활동 중인 박유천은 "노예 계약"이라며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계약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승소하면서 2009년 결국 팀을 탈퇴해 JYJ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이 동방신기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실질적인 시간은 6년도 되지 않은 셈이다.
멤버의 과반수가 탈퇴한 후에도 리더인 유노윤호와 막내였던 최강창민이 팀을 지키며 동방신기는 20년 넘게 활동을 이어왔고,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도쿄돔을 비롯해 돔 투어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K팝 가수로 꼽히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아시아투어를 성공리에 진행해 왔다.탈퇴 후 JYJ 멤버들은 첫 앨범 '삐에로'라는 수록에서 자신들이 직접 쓴 가사로 소속사와의 갈등 등을 언급했다. '난 너의 피에로 정말로 웃겨. 너에게 다 바쳐. 찌들어 마이 마인드. 돈 앞에 뭣도 없는 완전한 넌 프로 제대로 P.S.M. 아직 어린 내게 또 무슨 짓을 하게 또. 이 더러운 손 좀 치워'라는 가사에 등장하는 'P.S.M'이 이수만 전 총괄을 의미한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특정인에 대한 저격'을 이유로 KBS로부터 출연 불가 통보를 받기도 했다.
또한 2014년 7월 정규음반을 발매하며 "우리다운 음악", "가장 행복하게 작업한 음악"이라며 앨범에 대해 소개했다.그렇지만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김재중, 김준수가 뭉쳐 'JX'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콘서트에서는 오프닝곡 '라이징 선(Rising Sun)부터 '퍼플 라인(Purple Line)', '믿어요', '더 웨이 유 아(The Way U Are)', '주문(MIROTIC)', '허그(HUG)', '풍선', '러브 인 디 아이스(Love In The Ice)', 일본 발매 곡까지 동방신기의 주요곡을 거의 다 불렀다. JYJ로 발매된 노래는 '엠프티(Empty) 한 곡 뿐이었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은 '아이덴티티(INDENTITY)'였는데, 이들 스스로 자신들이 뛰쳐나간 동방신기가 정체성이라고 인정한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하이브 더 베스트" 외친 이수만, 루키즈 공개는 '캔디'
지난해 하이브에 보유 중이던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매각하며 '3년간 국내 프로듀싱을 금지한다'는 조항에 합의했던 이수만 전 총괄은 최근 신생 A20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와 함께 연습생을 공개하면서 프로듀서로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이수만 전 총괄은 2023년 2월부터 3월까지 SM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에 SM 주식을 매각한다는 소식과 함께 "저는 SM을 제 자식이나 친인척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번창시킬 수 있는 이 업계의 '베스트'에게 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게 '더 베스트'는 하이브였다"는 내용의 편지를 공개했다.
당시 하이브가 SM 인수 의사를 밝혔고, SM 측이 거부 반응을 보이던 상황에서 이수만 전 총괄의 결정은 더욱 주목받았다. SM을 설립하고 최고의 엔터사로 이끌었지만, 이별 과정이 아름답지 못했다는 점에서 향후 그의 행보에 더욱 이목이 쏠렸다.국내 경업 금지라는 조항을 의식한 듯 이수만 전 총괄의 행보는 해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본과 중국이 그 중심이다. 지난달부터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A20 루키즈'라는 제목으로 연습생으로 보이는 멤버들을 공개하면서 'Produced by S.M.Lee'라고 적으며 프로듀서 복귀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캔디' 커버 영상이 공개된 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더욱이 루키즈가 선보인 안무는 H.O.T의 '캔디'가 아닌 NCT 드림의 것이라는 점에서 "이수만 전 총괄이 SM에서 자신의 마지막 제작물을 뽐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합의된 건 아니다"
한경닷컴 확인 결과 JX콘서트의 동방신기 히트곡 메들리, 이수만 전 총괄의 루키즈들의 '캔디' 커버는 SM 측과 합의되지 않은 부분이었다. 하지만 사전 합의가 없더라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말이다.한 관계자는 "공연이나 유튜브 콘텐츠의 경우 원작자의 허락 없이도 노래를 부르거나 안무를 선보이는 건 '커버 무대', '커버 영상' 등으로 분류돼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도의적인 차원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동방신기가 싫다고 나갔고, 원년 멤버들이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상황에서 콘서트 셋업 리스트의 4분의 3을 동방신기 곡으로 채우는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냐"며 "심지어 이 공연으로 동방신기라는 팀을 20년 넘게 지킨 멤버들이 오히려 '짝퉁', 나간 멤버들이 '정품'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이수만 전 총괄의 루키즈 영상 역시 "자신이 선보인 대표 콘텐츠를 다시 보여준다는 의도도 엿보이지만, 그가 '더 베스트'로 꼽았던 하이브의 대표곡을 왜 커버하지 않았나"라는 날 선 반응도 있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