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끝냈어야 했는데"…폭설에 배추값 뛰자 주부들 '한숨'

김장철 폭설에 배추값 다시 꿈틀
하루 만에 38% 뛰었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
배추 도매가 1주 55% 상승
폭설 내린 27~28일 38.6% 급등
사진=연합뉴스
11월 하순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배추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본격적인 김장철에 접어든 가운데 폭설로 소비자들의 김장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 도매가는 ㎏당 1210원으로 전주 대비 55.84% 올랐다. 배추값이 kg당 1000원을 넘긴 건 지난 10월 26일 이후 한 달여 만의 일이다.
배추값은 폭설이 내린 지난 27~28일 집중적으로 올랐다. 전국 최대 농산물 도매시장인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 1망(10kg) 상품(上品) 가격은 27일 1만67원에서 28일 1만3956원으로 하루 사이 38.6% 뛰었다.

유통업계에서는 폭설로 일부 산지에서 출하 작업이 중단된 데다 운송에서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해 배추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장재료인 무 역시 폭설 여파 등으로 1주 만에 도매가가 56.76% 상승했다.

이 같은 농산물 도매가 상승은 아직 소매 가격에는 바로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9일 기준 배추 1포기당 전국 평균 소매가는 3243원으로 1주 전 대비 7% 높은 수준이다. 무 1개당 소매가는 2834원으로 같은 기간 6.7% 올랐다.업계에서는 폭설로 인한 출하·운송 차질 여파가 결국은 소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 대형마트는 이날 배추 한 포기당 판매가를 2780원에서 2980원으로 인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폭설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국면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현재 출하가 이뤄지고 있는 상당수 작물의 주산지가 이미 전남과 경남 등 폭설 피해를 비교적 덜 입은 남쪽 지방으로 이동했다는 이유에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