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형 사드' 독자 개발…안보·방산 두 토끼 잡을 쾌거

고도 40~60㎞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파괴할 수 있는 ‘한국형 사드(THAAD)’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을 개발한 것은 의미가 크다. 더구나 순수 우리 기술로 탄생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10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입해 L-SAM 개발을 완료하고 어제 자축 행사를 열었다. 우리의 미사일 방어망은 더욱 촘촘해지고 잘나가는 한국 방위산업에는 수출 기대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보와 방산 측면에서 모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L-SAM 실전 배치가 이뤄지면 천궁-2(15~30㎞), 패트리엇(15~40㎞), 사드(40~150㎞) 등으로 운영하는 한·미 연합 방공망은 더욱 단단하고 믿음직한 방패가 된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는 미군이 운용하는 데다 대구 부산 등의 군사시설 보호가 목적인 만큼 우리 군이 운용할 L-SAM은 수도권 방어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더구나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1만여 명의 병력을 보낸 대가로 러시아의 첨단 미사일 기술을 얻어낼 가능성이 높다. 더 정교해질 북한의 공격에 더 촘촘해진 방어로 맞설 수 있게 된 것이다.무엇보다 L-SAM에는 미국 이스라엘 등 극소수 국가만 보유한 최첨단 요격 기술을 국내 방산기업과 함께 독자 개발해 적용했다. 적 미사일을 직접 타격하는 직격 요격(hit-to-kill) 방식에 필요한 위치자세 제어장치(DACS), 적외선 영상탐색기 등이 그것이다. 그런 만큼 중동에서 수조원 단위로 잇단 ‘수출 잭팟’을 터뜨리고 있는 천궁-2를 잇는 효자 상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최근 고도 100㎞ 미사일까지 요격하는 L-SAM-2 개발에도 착수했다. 북한의 핵·미사일은 대한민국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속도를 내주길 기대한다. 각자도생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시대는 우리의 ‘4대 방산 강국’ 도약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호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민·관·군이 원팀이 돼야 한다. 정치권도 방산 수출 국회 동의 요구, 매년 되풀이되는 전략무기 예산 삭감 등 발목만 잡는 행태를 멈추고 방산업계 지원에 힘을 보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