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비과세' NISA 투자 열풍…올 상반기 계좌 303만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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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황에 투자 한도 세 배로지난 28일 찾은 일본 도쿄 지요다구의 한 서점 매대에는 주식투자 관련 서적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일본 주식 황금시대가 시작된다’ ‘꾸준히 매수하라(Just Keep Buying)’라는 책 옆에 ‘새로운 NISA 투자법, 60분 만에 이해하기’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비과세 투자 계좌인 ‘신(新)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에 관한 책이었다. 서점 직원은 “최근 일본 주식시장이 상승하자 퇴직연금 관련 서적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전했다.
젊은층도 서점에서 'NISA 열공'
일본은 올 1월 신NISA의 비과세 혜택을 크게 늘렸다. 국민의 노후자산을 두 배로 불리는 ‘자산소득 배증계획’의 일환이다. 신NISA 계좌 내에서 투자하는 자산의 비과세 기간을 평생으로 연장했다. 연간 납입 한도액도 기존 120만엔(약 1089만원)에서 360만엔으로, 총투자 한도는 600만엔에서 1800만엔으로 세 배씩 늘렸다.일본 정부는 퇴직연금 적립금으로 주식 투자를 많이 해야 증시가 활성화하고, 이것이 다시 퇴직연금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신NISA에 파격적 세제 혜택을 준 이유다.
결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신NISA 계좌를 통해 투자한 자금은 45조엔으로 지난해(30조7000엔) 유입 금액을 이미 뛰어넘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올 들어 18% 이상 상승했다. 상반기 기준 신NISA에 유입된 자금의 47% 가량이 일본 증시에 들어온 덕분이다.
해외 주식으로의 분산투자도 이뤄졌다. 올 상반기 기준 일본인의 해외 주식 및 펀드 순매수 금액은 역대 최고인 6조1639억엔을 기록했다.김보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도 내년부터 일반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입 한도와 비과세 한도를 높일 예정”이라며 “증시로 유입된 자금이 장기투자로 이어지도록 더 많은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