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지구 국제구호단체 직원들 재차 살해

월드센트럴키친·세이브더칠드런 직원 사살
이스라엘 "사망자는 하마스 무장대원" 주장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등 5명이 사망했다. 사진=REUTERS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국제구호단체 직원들을 사살하는 일이 또 벌어졌다.

AP, AFP, 로이터 통신은 30일(현지시간) 가자 남부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3명을 포함한 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WCK도 이스라엘의 차량 공격으로 직원 3명이 사망한 사실을 확인하며 가자지구 구호 활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숨진 WCK 직원 중 한 명이 하마스 무장대원이라고 주장하며 그가 어떻게 구호단체에서 일하게 됐는지 WCK에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WCK는 사망한 직원들이 하마스와 관련이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하마스 대원으로 지목된 인물의 가족들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WCK에서 1년간 일한 민간인을 사살한 뒤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와의 관련성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도 칸 유니스에서 일하던 직원 한명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사망했다고 밝혔다.이스라엘은 이날 칸 유니스의 식량 배급소 인근에 있던 차량에 공습을 가했다. 이 차량은 구호품 전달을 감독하는 보안요원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13명이 사망했다.

목격자는 구호품을 나눠주는 도중에 미사일에 맞았다고 증언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에도 WCK 차량 3대를 공격해 폴란드, 호주, 영국, 미국과 캐나다 이중국적 등 7명의 WCK 직원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당시 이스라엘은 하마스 무장대원으로 오인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