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와 싸우다 순직한 동생…형은 뒤이어 소방관이 됐다

고 임성철 소방장 1주기 추모식 엄수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지난해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임성철 소방장 순직 1주기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12월 화재 진압 중 순직한 임성철 소방장의 1주기 추모식이 1일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열렸다.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오영훈 제주지사, 소방공무원 등 150여명이 참석해 헌화·분향하며 고인을 추모했다.오 지사는 "임성철 소방장은 재난 현장에서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책임을 다한 자랑스러운 소방관이자 우리들의 동료였다"며 "고귀한 헌신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임 소방장 아버지는 "아들과 헤어진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아들은 이별과 그리움을 남겼지만, 지금은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려고 한다"며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아들에게 약속한 만큼 앞으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올해 소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현재 교육을 받는 고인의 형 임지혁씨와 동기 교육생들도 참석했다.임씨는 '함께 소방공무원이 돼 생명을 살리는 뜻깊은 일을 하자'는 고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소방관의 길을 택했다.

임씨는 "부끄럽지 않은 형이 되겠다. 멋진 소방관으로서 책임감 있게 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추모식 후 참석자들은 고인의 묘역으로 이동해 참배했다.

임성철 소방장은 지난해 12월 1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한 창고 화재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도중 구조물 붕괴로 순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