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누르니 식탁이 '뚝딱'…"요즘 아파트 다르긴 다르네요" [현장+]

강서구 등촌동 '힐스테이트 등촌역' 모델하우스 가보니

전용 59㎡ 현대건설 특화설계 '트랜스포밍 월&퍼니처' 적용
분양가 전용 84㎡ 14억…"비싸도 다른 선택지가 없다"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힐스테이트 등촌역' 모델하우스에서 예비 청약자들이 모형도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이송렬 기자.
"'25평(전용면적 59㎡) 아파트 구조는 다 비슷하지'라고 생각했는데 순식간에 식탁이 만들어지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25평 아파트도 충분히 넓게 쓸 수 있겠는데요."('힐스테이트 등촌역' 모델하우스를 찾은 30대 예비 청약자)

리모컨 버튼을 누르자 벽이 스르르 움직인다. 벽 뒤로는 4인 가족이 앉아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식탁과 의자가 나온다. 1일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힐스테이트 등촌역 모델하우스에서 접한 현대건설의 특화 설계인 '트랜스포밍 월&퍼니처'다.

벽을 움직이면 식탁·책상이 '뚝딱'


힐스테이트 등촌역 모델하우스에서 예비 청약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트랜스포밍 월&퍼니처다.

트랜스포밍 월&퍼니처 설계의 핵심은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모델하우스에 꾸며진 전용 59㎡A 유닛 주방이 대표 사례다. 식탁 공간이 숨겨졌다가 나왔다가 하니 확실히 공간이 넓어 보인다는 장점이 있었다.

힐스테이트 등촌역 모델하우스엔 주방에만 적용됐지만, 기술 자체는 다른 공간에도 적용할 수 있다. 거실에 있는 벽체(월플렉스)를 이동시킨 후 벽면에 숨겨진 1인용 책상과 퀸사이즈 침대를 펼치면 집에서 일하는 홈오피스 혹은 게스트룸이 된다.

벽체엔 수납장을 넣어 최대한 많은 양의 수납이 가능하게 했다. 유리 장식장을 넣어 거실 공간이 고급스러워 보이게도 했다. 대형 가구를 이동시키는 만큼 고하중을 버티는 설계는 물론 각종 장치로 튼튼함은 물론 조용함도 함께 잡았다.

집안을 넓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을 뒤로하고 일부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선 "아이나 강아지가 혹시나 벽체에 끼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단지 분양 사무소 관계자는 "벽체가 움직이는 동안 발이 끼거나 밀리는 것을 방치는 센서 기능이 있어 안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힐스테이트 등촌역' 전용 59㎡A 유닛에 설치된 특화설계 '트랜스포밍 월&퍼니처. 사진=이송렬 기자.
이 단지의 또 다른 장점은 역세권이라는 점이다. 서울 지하철 9호선 등촌역에서 아파트 단지까지 7~8분이면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9호선 등촌역은 여의도, 강남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까지 쉽게 연결되는 황금 노선 중 하나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공항대로 등의 이용도 편해 수도권 전역으로 이동이 수월하다.강서구 핵심 지역인 '마곡'의 개발 호재도 함께 누린다. 마곡 마이스(MICE)는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의 약 2배 규모로 지어진다.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완공이 되고 있다. 업무시설, 호텔, 컨벤션 센터, 문화시설 등이 하나씩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이 끝나면 인구 유입은 물론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50대 예비 청약자는 "등촌동에서 오랫동안 살았는데 '힐스테이트'가 들어온다고 해서 기대가 크다"며 "청약에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용 84㎡ 14억원…"비싸긴 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잖아요"


힐스테이트 등촌역 단지 분양가(최고가)는 전용 59㎡가 11억4000만원, 전용 84㎡가 14억5400만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등촌동에 있는 아파트 중 전용 84㎡ 기준으로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 곳은 '가양역두산위브'로 지난 1월 12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동에 있는 '등촌동아이파크' 전용 84㎡도 지난 8월 10억6800만원에 팔렸다. 분양가보다 적게는 2억원, 많게는 4억원가량 더 낮은 셈이다.예상 밖의 분양가에 강서구 일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도 말이 많은 상황이다. "마곡도 아닌데 14억원은 너무 비싼 것 같다", "요즘 서울에서 나오는 아파트는 보통 이 정도 하지 않느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예비 청약자들도 "비싸다"는 것에 동의하는 분위기였지만 어느 정도는 고려하고 청약을 고민하고 있었다.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힐스테이트 등촌역' 전용 84㎡ 거실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현장에서 만난 60대 예비 청약자는 "얼마 전에 노원에서 나온 아파트도 14억원에 나오지 않았느냐"며 "이제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이 정도 가격은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예비 청약자도 "비싼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다. 등촌동엔 대체로 오래된 아파트밖에 없고, 이들 아파트가 재건축될지 여부는 더더욱 없는 상황이다. 새 아파트에 살고 싶으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힐스테이트 등촌역의 청약은 오는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6일 1순위 청약, 9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는 내달 13일이다. 정당 계약은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입주는 오는 2026년 10월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15층, 12개 동 총 54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청약은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만 19세 이상 서울 및 수도권(인천·경기) 거주자 중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12개월 이상 경과하고 지역·면적별 예치금액 충족하면 된다. 유주택자와 세대원도 청약할 수 있다. 부부의 경우 배우자와의 중복 청약도 가능하다.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영상 편집=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