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정상화' 한전·가스공사 강세…배당까지 재개할까

전기료 인상 한전 '흑전'
가스公 2.4조 이익 전망

재무 악화로 2년간 못한
배당 연내 재개 기대감
증시 불확실성 속에서도 유틸리티주가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기·가스 요금이 정상화하면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에 힘입어 내년 배당까지 재개되면 주가는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유틸리티 지수는 최근 2주(11월 14~29일) 새 5.5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60%)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역난방공사(25.21%)를 비롯해 한국가스공사(10.52%) 한국전력(7.66%) 삼천리(5.34%) 등 주요 구성 종목이 같은 기간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올 들어 KRX 유틸리티 지수는 12.44% 올랐다. 올해 부진하던 KRX 에너지·화학(-36.99%), KRX 정보기술(-25.12%), KRX 반도체(-24.92%) 등 지수와 비교해 크게 좋은 성적표다. 전기·가스 등 유틸리티 업종은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경기 침체에도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필수 에너지원을 판매하고 있어서다. 지난 8월 ‘블랙먼데이’와 11월 미국 대선 등 각종 외풍에도 상대적으로 흔들림이 작았다.

증권가에선 요금 인상 효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내년 재개될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가 저평가가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에너지 가격을 고려해 국내 전기·가스 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가스 요금을 올린 데 이어 올해 8월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을, 10월엔 산업용 전기 요금을 상향 조정했다.이는 유틸리티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43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지난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0.1% 증가한 3조396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8년 만에 최고 수준의 실적을 냈다. 지역난방공사 역시 올 3분기 2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한국가스공사도 올해 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기업들의 숨통이 트이면서 배당 재개 여부에도 촉각이 쏠린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대규모 적자와 미수금 여파로 지난 2년간 배당을 하지 못했다. 증권가에선 공공기관 목표 배당성향인 40%를 지키긴 어렵더라도 이를 20% 안팎으로 낮춰 배당을 재개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연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틸리티 기업 실적이 정상화되면서 연내 배당 재개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며 “내년 배당을 염두에 둔 수급이 조기에 유입될 수 있어 현시점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