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출신 검사들 배치…특허청 자문관 두고 최첨단 증거장비로 수사

'국내 첨단산업 보호 최전선' 수원지검 검사들 인터뷰

"반도체 세정장비기술 유출 최다
韓 독보적 기술, 국외 탈취 빈번"
박경택 부장검사
국내 첨단산업 보호의 최전선에 선 수원지방검찰청이 이공계 출신 검사를 대거 배치하며 기술유출 범죄 수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수원지검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첨단기술기업이 밀집한 지역을 관할한다.

1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박경택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이하 방산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6기)는 “최근 반도체·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 기술 유출이 가장 심각하다”며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수사한 분야도 반도체 세정장비 제작 기술 관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독보적인 만큼 국외 기술 탈취 시도가 빈번하다”며 “대기업 자회사와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조직적 기술 탈취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덕중 검사
2017년 12월 첨단산업 보호 중점 검찰청으로 지정된 수원지검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기술유출 사건을 처리한다. 대검찰청의 전폭적 지원 속에 수사 전문성도 강화하고 있다. 수원지검 방산부 평검사 5명 중 4명이 이공계 출신이다. 과학고와 KAIST를 졸업하고 대기업 기술 관련 부서를 거친 검사도 있다. 방산부 검사들은 전원 기술유출 범죄 전담으로 지정돼 대검찰청의 전문 교육을 받는다.

검찰의 수사 방식도 한층 진화했다. 3만3000TB(테라바이트) 규모 디지털 증거 분석 장비를 보유하고 있고, 특허청에서 파견된 산업수사자문관이 전문적 자문도 제공하고 있다.삼성디스플레이 기술유출 사건 주임검사인 안덕중 검사(47기)는 “사건이 늘면서 피의자들의 변론 논리도 더 정교해지고 있다”며 “법리적 함정이 많고 재판도 다른 형사사건 대비 길어 검찰 역량이 집중돼야 하는 분야”라고 말했다.

박 부장검사는 “기업 간 기술유출은 시장 공정성을 해치는 범죄일 뿐더러 국외 유출은 국가 경제의 근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엄정한 법 집행으로 기술 보호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장서우/박시온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