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싱크탱크 "트럼프가 관세 올리면 반격할 것…美만 손해"

"韓 기업, 헬스케어 협력하자"
"상호 비자 면제 시행했으면"
사진=외교부공동취재단
중국 상무부 산하 경제 싱크탱크 고위 관계자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어떤 정책이 나와도 반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헬스케어·실버 산업 등 서비스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진출 무대를 넓힐 것이라고 했다.

취 웨이시 중국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CAITEC) 부원장은 지난달 25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CAITEC은 2015년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설치한 중국 최초의 종합 경제 연구 싱크탱크다. 340명의 직원 중 200명 이상이 전문 연구직으로 구성됐다. 취 부원장은 상무부 부국장급 인사다.취 부원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대응을 두고 "트럼프는 1기 시절에도 공약을 잘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무역전쟁은 예측 불가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관세를 인상한다면 미국 국민만 손해"라며 "어떤 정책이 나오든 반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무역전쟁엔 승자가 없다"고 했다.

중국의 희토류 등 '자원 무기화'에 대한 우려에도""걱정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희토류 같은 소재를 막으면 중국도 손해를 본다. 무기화해봤자 중국에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중전회를 통해 '중국식 현대화'를 담은 로드맵을 내놨다. 중국식 현대화는 대규모 인구를 기반으로 모든 인민이 '공동 부유'를 누리게 하는 게 핵심이다. 중국은 최근 '개혁' 개방' 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를 통해 내수 확대와 대외 무역을 촉진하겠다는 계획이다.취 부원장 역시 이에 발맞춰 한중 기업 간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해 서비스 분야 협력을 확대하자고 했다. 한중 FTA 2단계는 상품교역 분야 시장 개방을 넘어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개방을 확대하는 방안이 골자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이다.

취 부원장은 "중국은 서비스 무역의 개방을 확대할 것이고, 이는 한중 서비스 무역 협력에도 좋은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은 헬스케어, 실버산업 등 지식 밀집형 서비스 분야에 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중국은 이 분야에서 강한 수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버산업만 보더라도, 14억 인구 중 상당수가 고령화됐고 이들은 소비력이 높은 만큼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중 양국이 녹색 분야, 디지털 분야 협력을 확대하길 제안한다"고도 했다.

한중 FTA 1단계는 2015년 발효됐지만, 2단계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그사이 사드 사태와 한한령 등으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은 탓이다. 특히 문화·콘텐츠 분야는 한한령으로 한국 기업의 피해가 컸다. 다만 취 부원장은 이런 우려를 두고 "제가 아는 한 한한령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도 인정할 건 한다. 양국 발전 과정에 민족적 감정이 있었고, 양국 정부가 이런 불협화음을 막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하는 만큼, 문화 산업은 반드시 더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취 부원장은 중국 정부가 지난달 시행한 한국인 대상 무비자 정책을 두고 한국 정부에도 중국인 대상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해달라고 했다. 그는 "한국도 중국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 정책을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외교부공동취재단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