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없는 옷이 더 좋아요"…요즘 2030 꽂힌 브랜드 정체

고물가 여파에 지갑 닫은 소비자들
3분기 소비지출 의류 비중 최소인데
'가성비 끝판왕' SPA 브랜드는 선전
사진=이랜드 스파오
최근 고물가 여파로 2030 MZ세대 사이에서 실용 소비를 중시하는 이른바 '요노(YONO·You Only Need One)'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가성비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SPA(제조직매형의류) 브랜드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 로고는 없지만, 깔끔한 디자인의 기본아이템(기본템)이나 여러 아이템과 매칭이 가능한 '멀티 스타일링 아이템'을 찾는 MZ들이 늘어나는 추세다.먼저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에서는 티셔츠 등 기본템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1월 21일까지 티셔츠 매출은 17%, 데님 라인 매출은 10% 증가했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스파오의 매출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W컨셉은 지난달 1~27일 앞뒤로 뒤집어서 착용이 가능한 '리버시블(reversible·양면)' 키워드 검색량이 27%, 리버시블 아이템 매출은 32% 늘었다고 전했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1+1 상품 검색량은 10배 늘고, 해당 상품 매출도 85%나 증가했다.
바라클라바를 착용한 장원영. / 사진=장원영 인스타그램
LF몰에서는 지난달 LF몰 내 '바라클라바 머플러'의 키워드 검색량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후드와 머플러가 하나로 합쳐진 이 상품은 요노 트렌드에 부합해 최근 더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니, 장원영 등 인기 연예인이 바라클라바를 착용해 화제가 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시즌이 지나 할인 판매하는 아웃렛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무신사 아웃렛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0% 폭증했다. 누적 구매 고객 수도 156% 늘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요노 트렌드가 부상하며 할인 기획전이나 아웃렛 상품에 고객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밖에도 탑텐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0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고, SPA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올해∼10월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배로 늘었다. 지난달 18∼24일 기준 에이블리의 SPA 브랜드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8% 급증했다.

SPA 브랜드의 선전은 최근 소비자들이 고물가 여파로 의류 등 비필수재 구매에 지갑을 닫고 있는 가운데 포착된 것이라 의미가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이었다. 이 가운데 의류·신발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11만4000원이었다. 소비지출에서 의류·신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역대 최소 수준이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