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통신만 갖고는 안돼"…이통3사, AI 앞세워 싹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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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통신통'에서 'ICT' 전문가로 수장 교체통신 외의 '새 먹거리' 발굴에 공 들이고 있는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에 방점을 찍은 대대적 조직 개편과 인사에 들어갔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전문가를 새 최고경영자(CEO)로 맞이하고 이에 맞춰 조직을 개편하는 등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했다.
KT, AICT 컴퍼니 중심 조직개편·임원인사 단행
SK텔레콤, '글로벌 AI 컴퍼니' 위한 변화 있을 전망
2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21일 LG그룹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 사장을 CEO로 선임하며 4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LG유플러스는 'AI 전환(AX) 컴퍼니'로의 도약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20여 년 동안 통신사업 영업을 담당하며 그룹 안팎에서 '영업 전문가'로 알려진 기존 황현식 대표에서 미디어, 테크놀로지 등 정보기술(IT) 분야에 정통했다는 평가를 받는 홍 대표로 사령탑을 교체했다.
이날 처음 출근한 홍 사장은 LG유플러스 구성원들에게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도약 필요성을 강조하며 "경쟁을 바라보면 2등은 할 수 있지만, 고객을 바라보면 1등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인사를 전했다.
수장 교체뿐 아니라 조직 개편을 통해 AX 사업화와 통신의 디지털화를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작업에도 돌입했다.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AX 기업의 핵심인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기반의 상품 및 서비스를 주도하는 'AI 에이전트(Agent) 추진그룹'을 신설했다. AI Agent 추진그룹 산하에는 스타트업이 일하는 방식을 차용해 AI 기반 신규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
또한 AI 기반 B2B 사업인 AI 콘택트센터(AICC)·AI 데이터센터(AIDC)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AX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적 지원도 이뤄진다. 올해 3분기 기업 인프라 매출은 4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늘었다.KT는 'AI+ICT(AICT) 컴퍼니'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큰 변화는 B2B 조직 통합이다.KT는 기존 B2B 사업을 총괄한 엔터프라이즈 부문에 AI 분야 융합사업을 담당했던 전략·신사업 부문을 합쳐 하나의 조직이 AI, 클라우드, 플랫폼 등 신사업 분야 사업 역량을 아우르도록 했다.
또한 클라우드·AI·IT 분야 전문가들을 모았던 'KT컨설팅그룹'을 '전략·사업컨설팅부문'으로 확대했다. AICT 사업 확대에 필요한 기술컨설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AIDC 협력을 비롯한 국내외 기업과의 협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취임 후 전임자였던 구현모 대표가 내세운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대신 AI를 강조한 'AICT'를 전면으로 내세웠다.김 대표는 "최고의 AICT 역량을 갖춘 기업을 목표로 빠른 속도로 진화, 성장하기 위해 조직과 인력을 합리적으로 운영하고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협력을 통해 B2B IT 분야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도 이달 초~중순을 목표로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B2C 상품인 AI 에이전트 '에이닷' 개편을 통해 AI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춘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2021년 말 인적 분할 이후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닦아왔다. 이를 위해 AIDC AI B2B, AI B2C 등 3가지 AI 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며 빠른 수익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밸류업 공시를 통해 2030년까지 총매출 중 AI 매출 비중을 35%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통신 사업 전반에 AI를 접목해 신사업과 통신업 간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가 통신시장 성장 한계에 부딪히면서 AI 등 비통신 분야에서의 수익화 기조가 해를 거듭할수록 뚜렷해지는 상황"이라며 "매 분기를 거듭하며 비통신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이러한 흐름이 조직 개편과 인사에서도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