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ETF에 가상자산 기업 우회 편입…금융당국 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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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나스닥 ETF 13개, 코인기업 편입
금감원, 가상자산 기업 ETF 출시 불허
"규제 일변도 정부 정책…우회로 뚫려"
금융감독원이 미국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불허하고 있다고 한국경제TV가 단독 보도해드렸는데요.국내에서 출시된 인공지능(AI)이나 나스닥 등 다른 테마 ETF에는 이들 코인 기업들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기업이 편입된 13개 ETF의 출시를 허가했습니다.
김대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지난달 말 출시된 'RISE 미국AI테크액티브' ETF에는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비중이 6.49%에 달합니다.'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 ETF의 경우 대표적인 비트코인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10% 이상 편입하고 있습니다.
'TIGER 글로벌AI액티브(5.67%)'와 'KODEX 미국서학개미(3.68%)' 등 무려 13개 ETF가 코인베이스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담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가상자산 기업 주가가 크게 올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관련 종목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운용사들은 설명합니다.하지만 국내에선 가상자산 현물 ETF는 물론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도 금지돼 있습니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 '코인 ETF' 이렇게 낼 수는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메인 전략으로는 담지 않고, (가상자산과) 관련 있는 다른 종목들을 알파 전략을 활용해서 운용을 하는데…]
가상자산을 메인 테마로 하는 ETF가 금지돼 있다 보니 AI나 나스닥 등 다른 테마 상품에 편입하고 있다는 겁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ETF에 가상자산 관련 종목이 편입돼도 '2017년 가상통화 긴급대책'에 어긋나지 않으면 관리하기 어렵다"며 "가상자산이 주된 투자 자산이 아니면 ETF 출시를 막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가상자산이 주요 테마만 아니라면 코인 기업이 포함돼도 ETF 출시를 막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얼마 이상 담아야 주된 자산으로 분류되는지 기준이 없는 데다, 가상자산 기업에 투자하는 ETF 자체는 금지하고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운용사 관계자는 "이미 ETF에 가상자산 관련 기업을 편입하는 만큼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테마 ETF를 불허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합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이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상황에서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ETF 이름에 가상자산이란 말만 쓰지 않으면 허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막을 수 없는 것을 막다 보니 우회로가 뚫린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익 없는 가상자산 규제보다는 금융상품 제도부터 과세까지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김대연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CG: 차은지김대연 기자·정호진 기자 bigkit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