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AI가 의사보다 암 발견율 15%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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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병원 임상서 세계 첫 입증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암 발견율이 의사보다 15%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초로 AI 기술이 의사를 대신해 진료한 의료현장을 연구한 결과다. AI 기술은 의료진의 판독 시간도 36% 줄여줘 이들의 업무 부담과 환자 대기시간이 크게 감소했다.
환자 재검사 비율 11% 낮춰
결과 수령 6주서 '즉시'로 단축
국내 의료AI 대표 기업 루닛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4 북미 영상의학회(RSNA 2024)’에서 자사의 유방암 진단 AI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가 실제 의료현장에 도입돼 약 1년간 사용된 임상 데이터(RWD)를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스웨덴 최대 규모의 사립병원인 카피오 세인트괴란 병원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유방암 진단 시 2명의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판독하도록 권고한 유럽의 이중 판독 제도에 대해 의사 1명을 AI로 대체하는 임상을 진행했다. 루닛의 AI가 유방암 검진 과정에서 의료진을 대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8월 세계적 의학학술지 ‘란셋 디지털 헬스’에 게재됐는데, 이번에 실제 임상 결과로 입증된 것이다.
세인트괴란 병원 카린 뎀브로워 박사 연구팀이 환자 5만5000여 명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1000명당 암 발견율(CDR)은 AI 도입 전 4.8명에서 도입 후 5.5명으로 15% 높아졌다. 이상 소견 이후 추가적인 검사를 위해 환자를 다시 부르는 리콜률은 2.8%에서 2.5%로 11% 낮아졌다. 추가 검사 중 실제 암이 발견되는 비율을 나타내는 양성예측도(PPV)는 16.9%에서 22.1%로 크게 뛰었고, 양성으로 진단했지만 최종 판정은 음성으로 밝혀지는 위양성률(FPR)도 89.6%에서 78%로 떨어졌다. 이는 불필요한 재검사는 크게 줄이는 동시에 암 발견의 정확도는 높였음을 의미한다.AI 도입 이후 의료진의 판독 시간도 36% 감소해 의료진이 더욱 복잡한 사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특히 기존에는 환자가 유방촬영 결과를 받기까지 약 5~6주가 걸렸지만, AI 도입 후에는 결과를 즉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뎀브로워 박사는 “이번 임상 결과를 통해 스웨덴과 유럽 내 다른 병원에서도 AI 도입을 적극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AI 솔루션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