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외무 "러, 中드론·북한군 이용" 中왕이 "이견 있어도 협력"

방중 베어보크 "러시아가 아시아를 전쟁에 끌어들여"
왕이 "격동하는 국제정세에 강대국 관계 안정돼야"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이 2일 중국을 방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만나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지적했다.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베어보크 장관과 왕 주임은 이날 베이징에서 약 3시간 동안 회담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베어보크 장관은 왕 주임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장에서 만든 드론과 북한군이 유럽 한복판에서 평화를 위협하며 우리의 핵심적인 안보 이익을 침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유럽의 평화질서를 파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 북한을 통해 아시아를 전쟁에 끌어들이고 있다"며 "나와 중국 상대측은 이것이 중국에도 이익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깊이 논의했다"고 전했다.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관점과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오늘 베이징에서 공정한 평화 프로세스를 옹호했다"며 중국을 비롯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이 "세계 평화와 안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베어보크 장관은 또 왕 주임에게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중국이 지원을 늘리는 것은 우리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고 독일 외무부는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왕 주임이 중재하고 대화를 촉구하려는 중국 측의 입장에 대해 베어보크 장관에게 포괄적으로 설명했다고 밝혔다.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왕 주임은 베어보크 장관에게 "중국과 독일 간에는 차이와 이견이 있지만 그런 차이가 협력에 방해가 돼서는 안 되고, 이견이 대립의 이유가 돼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또한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강대국은 집중력을 가지고 강대국 관계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세계 2·3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 독일이 함께 외부 위험에 저항하고 세계의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외교 수장은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관세와 관련한 의견도 나눴다.베어보크 장관은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건설적으로 참여해달라"며 "독일은 EU와 중국이 전기차 상계관세 문제를 계속 협상하는 것을 지지하며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왕 주임은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공정해야 한다.

EU가 중국 전기차에 높은 보조금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공정경쟁과 자유무역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며 "유럽과 독일이 적극적이고 실용적인 대중 정책을 취해 대화와 협상으로 무역분쟁 문제에 돌파구를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반보조금 조사를 통해 지난 10월 30일 중국에서 EU로 수출되는 전기차 관세를 기존 10%에서 17.8∼45.3%로 인상했다.다만 EU와 중국은 이 조처 이후에도 중국 업체가 관세를 내는 대신 판매가 하한선을 설정해 유럽으로 수출하도록 하는 이른바 '가격 약정' 관련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