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실적 부진에…CEO 팻 겔싱어 사임

부흥 위해 영입됐으나 재임기간중 주가 61% 하락
파운드리 정착 어렵고 AI칩은 엔비디아 근처도 못가
사진=AP
인텔의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가 부진한 실적으로 사임한다. 그의 사임 소식에 인텔(INTC) 주가는 개장초에 3% 올랐다

2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인텔은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진스너와 제품그룹CEO인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가 후임CEO를 찾는 동안 임시 공동CEO로 활동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1년에 인텔의 회복을 위해 영입된 팻 겔싱어는 인텔의 부흥을 이끌기 위해 영입됐으나 올해 인텔의 실적 부진이 가속화되면서 퇴진하게 됐다. 그가 재임한 동안 인텔 주가는 61%나 하락했다.

겔싱어CEO는 TSMC에 뺏긴 파운드리 부문의 기술적 우위를 회복하기 위해 파운드리 분사 및 전세계에 걸친 인텔의 공장 네트워크 확장 등에 나섰다. 그러나 TSMC가 장악하고 있는 파운드리 고객 유치가 쉽지 않은 가운데 중국내 판매 위축 등으로 해외 공장 확장을 취소하는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겔싱거는 또 자체 AI가속기인 가우디 라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엔비디아를 따라잡는데도 실패했다. 인텔의 혼란은 또한 미국 반도체 산업을 재건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야망에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3월에 애리조나주 챈들러를 방문하여 인텔이 칩스 법에서 가장 큰 보조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법은 총 390억 달러의 보조금과 수십억 달러의 추가 대출 및 세금 감면을 통해 중요한 전자 부품의 국내 제조를 촉진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었다.

인텔은 8월초 실적 보고서에서 손실 확대와 부진한 매출 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자의 실망이 가속화됐다. 또 1992년부터 지급해온 배당금도 중단하고 약 11만명에 달하는 직원의 15% 이상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다음 날, 인텔 주가는 1982년 이래 최대 폭락을 기록했으며 올들어 현재까지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잃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