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싱어 덕분에 TSMC 웃었다…주가 5%대 급등

파운드리 반사이익 기대감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경영 부실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는 소식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주가가 5% 이상 급등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TSMC는 전날보다 5.27% 오른 194.40달러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1조80억달러로 불어났다. 이날 TSMC 관련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겔싱어 사임으로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전략이 차질을 빚어 TSMC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가 부각돼 TSMC 주가를 끌어올렸다.앞서 겔싱어는 인텔 파운드리 사업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파운드리 사업을 외부에 개방해 TSMC 비즈니스 모델처럼 만들어 세계 2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매 분기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보고 있고, 차기 CEO가 파운드리 사업을 성장 기회로 삼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TSMC가 업계 선두를 지켜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야후파이낸스는 겔싱어가 더 이상 지휘봉을 잡지 않으면 파운드리 서비스 구축과 계획이 지연돼 TSMC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TSMC 주가는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수혜 덕에 강력한 매출 증가와 총마진 확대를 이뤄내며 올 들어 이날까지 91.47% 급등했다. 애플, 엔비디아 등 빅테크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반도체 수탁 제조 시장의 6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고급칩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TSMC의 올해 3분기 점유율은 64%로 전 분기 62%보다 2%포인트 늘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TSMC는 향후 몇 년간 AI 관련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매출에서 AI 서버 비중이 10%대 중반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TSMC는 규모와 기술적 우위로 파운드리 사업에서 폭넓은 해자를 만들었다. TSMC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주요 제조업체다. 애플도 TSMC의 최대 고객사로 차세대 칩을 위해 TSMC 최신 2나노미터(㎚) 기술을 모두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