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칩 자립화' 속도…HBM도 직접 만든다

창신메모리, 구형 모델 이미 양산
정부 지원 업고 키플레이어 키워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규제 대상에 오른 선단 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등 반도체 자립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대중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자 즉각 비판 성명을 냈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 “중국과 제3국 간 무역에 간섭하는 전형적인 경제적 강압 행위이자 비시장적 방법”이라며 “미국이 국가안보 개념을 계속 확대하고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해 일방적으로 괴롭히고 있다”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중국의 반도체 자립화가 상당 수준 진척돼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완전히 통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HBM 제품의 구형 모델(HBM2)을 이미 양산하고 있다. 규제 대상에 오른 선단 제품 개발도 추진 중이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에 힘입어 메모리, 팹리스(반도체 설계), 파운드리(수탁생산) 부문에서 자립화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화웨이가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만 봐도 대부분 부품이 중국산이다. 화웨이 제품에 들어간 칩은 7나노 공정으로 양산됐다. 7나노 이하 공정 양산에 필요한 EUV 장비는 수입하지 못하지만 구형 장비로 최첨단 장비 부재를 극복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비해 미국산 반도체와 장비 수입을 크게 늘렸다. 지난 10월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수입액은 1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0% 급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