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 반도체 추가규제에 "광물수출 금지"…미국 타격 적어

미국의 중국산 갈륨, 게르마늄 수입 '0'…안티몬도 비슷
"본격 보복 조치는 트럼프 관세조치 관망하며 유예 중"
사진=REUTERS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추가 제제에 대한 항의로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과 같은 광물의 대미 수출을 금지한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 선적되는 흑연 품목에 대한 최종용도도 엄격하게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광물중 갈륨 게르마늄은 현재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전혀 수입하지 않고 있으며 안티몬 수입 역시 극소량으로 미국이 받을 타격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이 날 중국 산업부는 "원칙적으로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및 초경재료의 미국 수출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 광물중 반도체 및 적외선 기술, 광섬유 케이블, 태양전지 등에 쓰이는 갈륨 8종과 게르마늄 6종은 지난해 7월부터 중국 정부가 수출을 제한해왔다. 로이터가 인용한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중국에서 게르마늄이나 갈륨이 미국으로 수출된 물량은 전혀 없다.

안티몬은 탄약,적외선 미사일 같은 군사적 용도와 배터리, 태양광 장비에 사용되는 전략적 금속으로 이 역시 8월부터 중국이 수출 제한을 부과하고 있다. 미국에는 현재 중국산 안티몬은 거의 수입되지 않는다.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발효된 이후로 중국의 안티몬 10월 출하량은 9월 대비 97% 급감했다.

따라서 이 조치로 당장 미국의 타격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중국의 보복 조치가 여기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다.

중국은 작년에 전 세계에서 채굴된 안티몬의 48%를 생산해 갈륨이나 게르마늄에 비해 독점적 위치는 덜하다. 중국은 희토류 원소의 전 세계 채굴 및 가공을 주도하고 있으며, 작년부터 희토류 원소의 수출을 규제하는 규칙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해 7월 중국은 국가 안보 이익을 이유로 반도체 제조에 널리 사용되는 금속인 갈륨 8종과 게르마늄 6종의 수출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해 10월 미국이 중국 기업 해외 자회사의 반도체 구매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하자 며칠 후 중국은 전기 자동차 배터리에 쓰이는 일부 흑연 제품에 대한 규제도 발표했다.

컨설팅 회사인 프로젝트 블루에 따르면, 올해 중국은 정제 게르마늄 생산량의 59.2%, 정제 갈륨 생산량의 98.8%를 차지했다. 프로젝트 블루의 공동 창립자인 잭 베더는 "이번 조치는 서방내 원자재에 대한 공급망 압박을 고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이 지난 3년에 3차례에 걸쳐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단속을 시작한데 대해 보복 조치로 이 같은 발표를 내놓았다.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해 포괄적인 대중 추가 관세 조치 등을 내놓기 전까지는 중국이 더 타격이 클 수 있는 보복조치는 유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