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제재'…"하이닉스 저가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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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투자증권 보고서간밤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와 관련한 신규 제재를 발표한 가운데, 증권가는 한국 반도체에 대한 변화는 미미하다면서 불확실성 해소를 덜어낸 기회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올투자증권은 중국향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비중이 극단적으로 낮은 SK하이닉스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비중이 10% 미만으로 낮은 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매수를 권했다.3일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기존보다 제재 강도가 크게 강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HBM이 새로 제재 품목에 포함됐다는 것 말고는 공정 장비의 경우 기존 내용과 달라진 점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고 연구원은 "미 상무부가 사전 승인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의 수출과 반입을 허용하는 제도인 VEU는 CSMC, HHGrace, AMEC 3곳만 빠졌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장비 반입 승인은 기존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CXMT가 엔터티 리스트(기업 목록)에 포함되지 않아 한국 반도체에 부정적으로 해석되는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기존 조치인 EUV·DUV 장비 제재는 동일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HBM에 대해선 "국내 HBM의 중국 지역 공급을 보면 이미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 비중은 지난해 4분기부터 10% 안팎으로 줄었고, 엔비디아 중국용 제품인 H20은 HBM3가 탑재됐다"며 "HBM3E로의 비중 확대를 꾀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실질적인 영향을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짚었다.
고 연구원은 이번 발표를 SK하이닉스와 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미국과 한국 반도체 업종 내에서 미국의 중국 수출통제 관련 불확실성이 주가에 우려로 작용하고 있었다"며 "향후 트럼프 2기에서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을 빼둘 수 없지만, 단기적으로 주가는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바닥 형성'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간밤 미국 상무부는 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내놓았다.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관보에서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HBM 제품을 추가한다면서 "중국이 차세대 고급 무기 체계와 인공지능, 고성능 컴퓨팅에 사용될 수 있는 선단 반도체의 생산능력을 억제하기 위해 규제 패키지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번 수출 통제에 FDPR을 적용했다. FDPR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이번에 도입된 수출통제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