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佛 정국 불안에 경계심 확산 속 혼조…韓기업·ETF '출렁' [뉴욕증시 브리핑]

사진=연합뉴스

간밤 뉴욕증시에서 3대 주요 지수가 혼조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등 한국과 프랑스에서 정국 불안이 고조되자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47포인트(0.17%) 내린 4만4705.53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73포인트(0.05%) 오른 6049.88, 나스닥종합지수는 76.96포인트(0.40%) 상승한 1만9480.91에 장을 마쳤다.

한국과 프랑스 정국이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자, 장 초반 위험 회피 심리가 뉴욕증시에도 퍼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소식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3대 주가지수는 개장 후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미 국채 가격이 상승 전환하고,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40원 이상까지 폭등하자 투자자들도 주식 매도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의 불안한 정국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프랑스 정부가 내놓은 긴축 예산안에 야당이 반대하자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예산안을 의회 표결 없이 강행 처리하기로 하면서다. 야당은 즉각 불신임 투표를 요구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고 프랑스 정권의 붕괴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뉴욕증시는 반등을 모색했는데,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밝히면서 정국 불안감이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글로벌 정책 전략 총괄은 "한국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그에 따른 국회의 계엄령 해제 의결로 전통적인 도피처에서 안전을 도모했던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며 "다만 전반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국물 상장지수펀드(ETF)는 가격이 출렁였다.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EWY)는 장 중 -7.1%, 프랭클린 FTSE 한국 ETF(FLKR)는 -6.7%, 매튜스 코리아 액티브 ETF(MKOR)는 -6.2%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이후 계엄 국면이 해소되면서 해당 ETF들은 장 후반 -1% 수준까지 낙폭을 줄였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요 기업의 주가도 폭락세를 보였다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및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언 이후 낙폭을 줄이는 흐름을 보였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 쿠팡은 3.74% 하락한 23.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9.8%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처리한 이후 낙폭을 줄였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뉴욕증시에도 거래되고 있는 다른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포스코홀딩스가 4% 넘게 밀렸고, KB금융(-1.60%), SK텔레콤(-1.63%), KT(-0.44%), 한국전력(-2.10%), 우리금융지주(-1.51%), LG디스플레이(-1.76%) 등도 약세를 보였다.

BofA 증권의 알리 시코 칸은 "정치적 상황은 계속 변동 중"이라며 "고객들은 ADR, ETF 등에 대한 숏(매도)을 통해 하방 압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