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간장 등 장 담그는 문화, 세계무형문화유산 됐다

한국 탈춤 이어 23번째로 등재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결정
"공동체의 평화와 소속감 조성"
2026년엔 한지 제작도 도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3일(현지시간) 열린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자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과 박상미 주유네스코대표부 대사(세 번째) 등 정부 대표단이 기뻐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한국 음식의 기본양념을 구성하는 우리의 장(醬)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공동체 의식 함양과 문화 다양성 증진, 장 생산이 수반하는 농업 발전 등의 가치가 주요 이유로 거론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올리기로 3일(현지시간) 최종 결정했다. 이날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는 “장류는 밥, 김치와 함께 한국 식단의 핵심”이라며 “장 담그기라는 공동의 행위는 관련 공동체의 평화와 소속감을 조성한다”고 평가했다.장은 삼국시대부터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져온 기본양념이다. 발효나 숙성 방식에 따라 간장, 된장, 고추장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특히 메주를 활용해 간장과 된장 두 종류의 장을 만들고, 직전 해에 쓰고 남은 씨간장에 새로운 장을 더하는 방식은 한국의 독창적인 문화로 여겨진다.

장 담그기 문화는 장이라는 음식뿐 아니라 이를 관리·이용·전승하는 전 과정의 기술과 신념을 포함한다. 위원회는 “장은 가족의 정체성을 반영하며 가족 구성원 간 연대를 촉진한다”며 “장 담그기라는 공동의 행위는 관련 공동체의 평화와 소속감을 조성한다”고 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장 담그기는) 그동안 한국인의 음식 문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음에도 보편적 일상 음식이라는 인식 때문에 가치가 소홀히 여겨졌다”며 “우리 문화에 자부심을 갖고 소중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등재 결정으로 한국은 총 23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한국은 그동안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년)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 등재된 ‘한국의 탈춤’(2022년)까지 총 22건의 인류무형유산을 대표목록에 올렸다. 2026년엔 ‘한지 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이 등재에 도전할 예정이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