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K뷰티·K식품에도 불똥 튈라…전전긍긍하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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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파동에 'K브랜드'들 긴장윤석열 대통령이 45년 만에 선포한 비상계엄 사태에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는 식품, 뷰티, 패션 등 'K산업'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비상계엄이 국회의 해제 요구로 풀리긴 했지만, 이번 사태로 자칫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 자체가 훼손돼 외국인 수요가 줄까봐서다. 특히 정국 불안정에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줄면 외국인 매출 비중이 큰 브랜드는 일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할 수도
환율 상승도 우려
5얼 업계에 따르면 당장 비상계엄 파동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곳은 CJ올리브영 같은 뷰티기업들이다. 이 브랜드는 외국인 쇼핑 성지로 떠오르면서 'K뷰티 특수'를 톡톡히 누려왔다. CJ올리브영은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4%, 21.6% 증가했다. 올리브영이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관광 코스로 떠올라 외국인 소비자 매출이 늘어난 게 실적 개선에 이바지했다. 이 때문에 외국인 맞춤 매장이나 서비스를 늘려 왔던 만큼 관광객이 줄면 그만큼 손실을 볼 수 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당장 계엄 사태에 따른 눈에 띄는 여파는 없다”면서도 “최근 뷰티업계에서 K브랜드 열풍을 타고 일본, 중국, 동남아, 북미, 유럽 등으로 해외 시장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추세인데 이 분위기가 냉각될까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는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적지 않은 다이소나 무신사 등도 계엄 여파에 따른 부정적인 여파를 일부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세계 각국에선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당장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관광객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은 한국에 대해 여행 경보를 발령했으며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중국 등도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면세점 업계는 더욱 표정이 어둡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감소, 1인당 구매단가 하락 등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현실화하면 타격이 커질 수 있어서다. 환율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경계 대상이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 1402.9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계엄 선포 이후 1442원까지 치솟았다. 면세품은 달러를 기준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판매가도 오른다. 달러 강세가 심화되면 면세품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는 셈이다.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종가 기준 1410.1원을 기록했다. 계엄 해제 이후 진정되는 추세라고는 하나 여전히 낮지 않은 수준이다. 이날 종가는 지난 2022년 11월 4일(1419.2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더해 더불어민주당 등 6개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는 등 정치적 격변기가 예상되는 만큼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호텔업계에서도 관련 문의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호텔 예약을 취소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진 않지만, 상황에 대한 문의를 해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심심찮게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사태가 길어지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장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던 K산업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면 장기적으로 직간접적 여파는 더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