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이 본 구자은, "재생가죽 다이어리·머그컵…회장님은 친환경 전도사"

제33회 茶山경영상 시상식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업무는 모두 ‘페이퍼리스’로 이뤄진다. 종이 보고서 대신 태블릿 PC로 기안을 결재하고, 종이를 받치는 플라스틱 클립보드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커피는 일회용 종이컵이 아니라 머그잔으로 마신다. LS그룹을 글로벌 친환경 밸류체인의 핵심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도 친환경을 실천하는 셈이다.

구 회장은 재생 가죽을 사용한 다이어리를 직원들에게 선물하고, 플라스틱 사무용품 사용을 최대한 지양하라고 권한다. 업무용 차량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로 바꿨다. 그는 “환경을 지키자고 누구나 말은 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주변 참여를 이끌어내려 한다”고 말했다.구 회장의 친환경 사랑은 업무 공간에 그치지 않는다. 2020년부터 서울 자택에서 도시 양봉을 하며 개체 수가 줄고 있는 ‘꿀벌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에서도 2021년부터 양봉을 통해 꿀벌 40만 마리가 서식할 수 있는 벌통을 마련했다. 채취한 꿀은 매년 복지시설과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고 있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중시하는 특유의 ‘소통 리더십’도 회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구 회장은 2022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복장 자율화’ 제도를 도입했다. 편안한 환경에서 일해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생각 때문이다. 최근 여직원 전원에게 머플러를 깜짝 선물하며 노고와 헌신에 감사한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실무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지난해 그룹 디지털 광고의 캐치프레이즈를 구상해 제안하고, 영상에 카메오로도 출연했다. LS그룹의 신규 사회공헌 활동인 ‘LS 러브 스토리’도 구 회장의 작품이다. 귀감이 되는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지원해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기획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