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저승사자' 사임에 급등한 리플·스텔라…본격 '알트코인 시즌' 시작됐나 [강민승의 알트코인나우]

“리플, 2.75달러 안정 돌파시 상승 지속 전망”
“2.5달러 하회시 추가 하락 가능성”
사진 = 셔터스톡
'암호화폐(가상자산) 저승사자'로 불린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내년 1월 사임한다고 밝힌 이후 리플(XRP)를 비롯한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이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알트코인 시장에 자금 유입과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XRP 시세는 4일 오후 13시 25분 바이낸스 USDT 마켓을 기준으로 전일대비 7.11% 내린 2.55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비트코인(BTC) 대비 리플의 상대적 가치(XRP/BTC)는 전일 대비 7.05% 하락했다.이날 비트코인(BTC) 도미넌스(암호화폐 전체의 시가총액 중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는 55.19%로 지난 일주일 동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도미넌스가 낮아진 것은 다수 알트코인이 비트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의 김치 프리미엄(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의 가격 차이)은 -0.57%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선 가상자산이 글로벌 시세보다 소폭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겐슬러 사임 소식에 급등한 리플…현물 ETF·스테이블코인 출시 기대감↑”

사진 = 게리 겐슬러 X 캡쳐
가상자산에 비우호적이었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지난달 22일 내년 1월 사임하겠다고 밝힌 이후로 그간 증권성 논란에 휘말렸던 리플 등 알트코인 여럿은 최근 폭발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트럼프가 취임하는 날(내년 1월 20일) 사임할 예정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이후 리플은 이날까지 125% 급등했고 가상자산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스텔라(XLM)는 123%, 알고랜드(ALGO)는 172% 올랐다.

리플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자체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출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비트와이즈, 카나리캐피털, 21셰어즈, 위즈덤트리가 리플 현물 ETF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들의 리플 현물 ETF 발행도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네이트 제라시 ETF스토어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신청서를 접수하는) 리플 현물 ETF 발행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미 경제 매체 폭스 비즈니스는 지난 1일 소식통을 인용해 “뉴욕 금융 서비스국(NYDFS)이 리플의 스테이블코인인 RLUSD를 곧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보도했다.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더크립토베이직은 "RLUSD는 자체 준비금으로 XRP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XRP의 순환 공급량은 유지하면서 총 공급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플랩스의 RLUSD의 출시는 리플 시세를 끌어올리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래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 모두가 지난 3주 동안 리플을 대거 축적했다. / 사진 = 샌티멘트 X 캡쳐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하면서 시장에선 리플 매수세가 거세게 유입됐다. 지난 2일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샌티멘트는 X(옛 트위터)를 통해 "리플을 100만개 이상 1000만개 이하 보유한 투자자들은 지난 3주 동안 6억7910만 XRP를 축적했다"라고 밝혔다. 이들이 축적한 리플은 16억6000만달러(약 2조3309억원) 규모다. 샌티멘트는 “최근 고래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 모두가 물량을 축적하면서 리플의 시세는 2018년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자산 친화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일 블룸버그는 “트럼프는 디지털 자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트럼프는 그간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규제 기관을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가상자산 시장가치는 약 1조2000억달러(약 1683조원) 증가했다”라고 전했다.

‘투 더 문’ 리플, 한 달 동안 360% 넘게 올랐다…이대로 3달러 도달할까

사진 = 셔터스톡
시장 전문가들은 리플이 2.75달러를 안정적으로 재돌파하면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2.5달러를 하회할 경우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고 전망했다. 온체인 분석가들은 최근 고래 투자자들이 거래소로 리플을 대량으로 이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리플은 숨을 고르며 추가 상승에 도전하고 있다. 아유시 진달 뉴스비티씨 연구원은 "리플은 2.869달러에 단기 고점을 찍고 2.7달러 근처에서 통합되면서 추가 상승을 노리고 있다"면서 "리플이 2.75달러의 저항선을 돌파하면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상승에 대한 저항선은 2.85달러, 2.96달러, 3달러에 위치한다"라고 분석했다.

분석가는 "리플이 저항선 돌파에 실패할 경우 2.65달러, 2.52달러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면서 "2.52달러를 하방으로 돌파하면 2.45달러, 2.3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리플은 과매수 영역에 들어섰고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라케시 우파드예히 코인텔레그래프 연구원은 “리플은 주요 저항인 1.97달러를 뚫고 상승하면서 3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후 3.84달러를 시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리플은 지난 며칠간 급격한 랠리를 보이면서 과매수 영역에 진입했고, 급격한 되돌림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투자자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고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플이 단기 조정을 받을 경우 2달러 부근이 핵심 지지선이 될 전망이다.

급등한 리플은 장기 투자자의 차익 실현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알렉스 쿠프치케비치 에프엑스프로 시장분석가는 “XRP는 지난 30일 동안 360% 급등했고 시세는 달나라로 날아가고 있다”면서 “리플과 라이트코인(LTC) 등 코인은 미국이 규제를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에 상승하고 있다. 선물 시장에선 ‘숏스퀴즈’가 발생하면서 이들의 상승 동력을 키우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분석가는 “현 가격대는 장기 투자자가 차익을 실현하고 보유 자산을 매도할 수 있는 좋은 타점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새롭게 진입하는 투자자 및 단기 투자자에겐 (진입에 따른) 리스크가 클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숏 스퀴즈란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때 공매도를 했던 투자자들이 숏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혹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이를 매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알트코인 시장, 시가총액·거래량 큰 폭 증가…‘알트코인 시즌’ 시작됐나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BTC)이 10만달러를 앞두고 숨을 고르고 있는 가운데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암호화폐)의 거래량과 시가총액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알트코인의 반등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면서 알트코인 순환장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한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급증하고 있다. / 자료 = 비트파이넥스
지난달 25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비트파이넥스는 연구 보고서에서 "전체 알트코인 시가총액은 최근 상승세를 지속하며 2021년 5월 최고치인 9840억달러(약 1372조원)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투자 자금이 비트코인에서 알트코인으로 옮겨가면서 '알트코인 시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한 알트코인 시가총액이 최근 급증했고 2021년 4월 이후 최대의 상승폭을 보였다"면서 "(자금 유입에) 솔라나 등 시가총액이 큰 '블루칩' 알트코인은 주요 저항 수준을 돌파하고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증가하면서 알트코인의 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트코인 거래량 / 자료 = 카이코
알트코인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반등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카이코는 "전체 가상자산 거래량 중에서 알트코인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74%까지 치솟으며 3년 최고치를 찍었다"면서 "알트코인 거래량은 11월 초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이 주도해왔지만 최근 위험선호 심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이코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50개의 알트코인의 주간 거래량은 11월 초 3050억달러(약 425조원)를 기록하며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알렉스 쿠프치케비치 에프엑스프로 시장분석가는 "최근 비트코인이 단기 조정을 받은 이후 알트코인의 반등세가 이어졌다"면서 "투자자들이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으로 옮겨가는 움직임에 알트코인 시즌 인덱스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블록체인센터에 따르면 알트코인 시장의 강세 지표인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일주일 새 23 오른 86를 나타내며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75를 돌파한 경우 알트코인 시즌이 도래한 것으로 간주된다.

당분간 알트코인 시장의 변동성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자산 전략가 마이클 반 데 포프는 "가상자산 시장은 강세장에 진입하고 있다. 비트코인 대비 알트코인 가치는 반등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되살아난 모멘텀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블록체인·가상자산(코인) 투자 정보 플랫폼(앱) '블루밍비트'에서 더 많은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