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자 위해 전세계의 적 선언"…中 언론이 본 尹 계엄령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와 국회 요구에 따른 해제에 중국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며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신화통신은 4일 '서울의 겨울: 윤석열의 6시간 계엄령 희극'이라는 제목으로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상황을 시간별로 정리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현재 벌어지는 일들이 영화 '서울의 봄'과 줄거리가 같다"면서 "한국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40여년 만인데 며칠 뒤에 그 악명 높은 12·12 군사쿠데타 45주년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서울의 봄'은 1979년 12·12가 일어난 과정을 소재로 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최근 몇 년간 한국 정치계의 정치적 양극화와 반대 현상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을 덧붙였다.

신화통신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뉴탄친(牛彈琴)은 이날 계엄령에 대해 "사실상 쿠데타"라면서 "대통령이 직접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의 아내인 김건희 여사를 언급하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전 세계의 적이 되길 선언하는 일이 영화나 소설에만 나온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일주일 가량 앞둔 시점에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것에 주목한 셈이다.

중국 정부는 아직 한국의 계엄령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지난 3일 밤 주한중국대사관 측은 재한 중국인들에게 "안전의식을 강화하는 가운데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에 신중하라"고 공지했다.

또한 계엄령이 해제된 4일 오전 "이제 한국의 사회 질서는 정상이며 중국인들은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고 추가 공지했다. 하지만 "동시에 현지 상황에 주의를 기울인 상태에서 경계를 늦추지 말고 스스로 안전 예방 조치를 강화하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