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제주 항쟁 조명한 한강, 노벨주간에서 '계엄령' 언급할까

소설가 한강/사진=연합뉴스
제124회 노벨상 시상식을 앞두고 '노벨 주간'(Nobel Week)이 펼쳐진다.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54)도 올해 노벨상 수상자로서 행사에 참석하면서 그의 입에도 이목이 쏠린다.

5일 노벨재단(스웨덴어: Nobelstiftelsen)에 따르면 이날 '노벨 주간'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6일부터 12일까지 노벨상 시상식과 만찬, 노벨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된다.한강은 6일부터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이날은 수상자들의 기자간담회가 잇따라 열리는데, 한강은 수상자 가운데 가장 먼저인 이날 오후 1시(현지시간, 한국 시각 오후 9시)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열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기자들과 만난다. 한강이 기자회견을 갖고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건 지난 10월 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처음이다.

특히 전 세계에서 온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만큼 어떤 질문이 나오고, 한강이 어떻게 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언과 관련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도 예상돼 한 작가의 생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자회견에 앞서 한강은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노벨박물관에 모여 자신의 소장품을 전달하고 의자에 서명한다. 수상자들이 기증한 기념품과 서명한 의자는 노벨박물관에 전시된다. 이 박물관에는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증한 고 이희호 여사의 손 편지와 털신도 전시돼 있다.다음날인 7일 오후 5시(한국 시각 8일 오전 1시)에는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수상 기념 연설'(Lecture)이 있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시상식에서 소감을 밝히지 않고, 시상식이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만찬에서 3분 내외의 짧은 소감을 밝힌다.

또한 스웨덴 한림원에서 작품 세계를 회고하는 강연이 열린다. 1시간가량 한국어로 진행하는 강연 현장은 사전 초청자에 한해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지만, 노벨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한강은 10월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언론과 거의 접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가 내놓을 메시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오후 7시 시상식이 열리는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노벨콘서트'에도 참석이 예정돼 있다.다만 시상식 하루 전인 9일로 예정된 올해의 수상자들이 원탁에 모여앉는 행사에는 한강이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

1960년대부터 노벨주간에 노벨상 수상자들은 한데 모여 자신의 연구 성과와 배경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노벨 마인드'(Nobel Minds)에 참석한다. 하지만 2022년과 2023년 '노벨 마인드'에 문학상 수상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의 대화는 스웨덴 공영방송(SVT)과 영국의 BBC를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된다.

시상식은 10일 오후 4시(한국 시각 10일 자정)부터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진행된다. 약 1시간 10분간 진행되는 시상식이 끝나면 스톡홀름 시청사로 옮겨 만찬이 이어진다. 만찬은 대략 4~5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만찬이 끝나면 만찬장 바로 옆 골든홀에서 무도회가 진행된다.만찬장에서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 옆자리에 한강이 앉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00명이 동시에 식사하는 만찬장은 자리 배치가 '여자-남자-여자' 순이다. 한 작가가 수상자 중 유일한 여성이기 때문에 구스타프 국왕 왼쪽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노벨주간의 마지막 날인 12일 한강은 스웨덴의 번역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유키코 듀크와 대담한다. 또한 로열 드라마틱 극장(Royal Dramatic Theater)에서 열리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밤에 참석해 작가와의 대화, 배우들의 작품 낭독, 음악 감상 등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