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탄핵 찬성하라"…국민의힘 의원들에 '문자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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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탄핵 반대' 당론 추인국민의힘이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정하자, 이 사실에 격분한 일부 시민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탄핵에 찬성하라"는 취지의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서 의원들 개인 연락처 공유
"소중한 8명 중 1명 돼달라" 문자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국민의힘 일부 의원의 휴대폰 번호를 공유하면서 탄핵 찬성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들이 개인 연락처를 입수한 정확한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온라인에 공유된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탄핵에 동의 부탁드린다", "탄핵을 추진하세요", "용기를 내달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나라가 장난이냐. 우리 보수 정권의 수치다. 당장 탄핵에 모두 찬성하라. 너네가 진짜 보수면 이러면 안 되지"라고 보낸 이도 있었다.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탄핵에 동의한다고 밝혔음에도 문자 폭탄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문자 폭탄이 갑자기 날아드는데, 개혁신당 의원 전원은 이미 탄핵안 발의에 동의하고 오후에 다 도장 찍었는데, 도대체 누가 허위 사실로 선동했는지 한심하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밤부터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반대 당론을 박수로 추인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탄핵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철수 의원이 공개 퇴진을 요구했고, 이준석 의원이 여당에서 최소 6명 이상의 탄핵 찬성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힌 만큼, 이탈표가 생길 가능성도 점쳐진다.대통령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국민의힘을 제외하고 무소속인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종민 의원을 포함하면 야당 의원은 총 192명으로, 국민의힘에서 8명의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면 탄핵소추안은 가결된다.
야(野) 6당 소속 의원 190명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 등 191명이 발의에 참여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이날 0시 48분께 본회의에 보고됐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6일 0시 49분부터 표결이 가능한 셈이다. 야당은 표결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가결될 경우 윤 대통령의 직무는 즉시 정지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