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젭바운드가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 좋다"
입력
수정
위고비보다 47% 체중 감량 효과 뛰어나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가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위고비보다 뛰어난 효능을 증명했다.
체중 25% 감량 성공한 환자도 두배 많아
일라이릴리는 4일(현지시간) 임상 3b상(SURMOUNT-5)에서 젭바운드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좋았다는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당뇨병이 없는 비만 및 과체중 환자 7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72주차에 젭바운드를 투여한 경우 20.2%(22.8kg)를 감량한 반면 위고비의 경우 13.7%(15kg)에 그쳤다. 젭바운드가 47% 더 많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릴리 측은 1·2차 종료점 모든 지표에서 젭바운드가 위고비를 앞섰다고 설명했다.
젭바운드를 복용한 사람의 31.6%는 체중의 4분의 1(25%)를 감량하는데 성공했는데, 위고비에서는 비율이 16.1%로 절반 수준이었다. 릴리는 이번 임상 결과를 내년 의학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레너드 글래스 일라이릴리 글로벌 의료 업무 담당 수석부사장은 "비만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자들이 과학적 정보를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임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위고비와 젭바운드는 기전상 차이가 있다. 위고비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수용체 작용제인 반면 젭바운드는 GLP-1와 위 억제 펩타이드(GIP)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작용제다.
GLP-1 계열 약물은 비만 외에 다양한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적응증을 늘리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위고비는 지난해 11월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사실이 논문에서 증명됐다. 올해 10월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40~70% 낮춘다는 연구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릴리는 올해 초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임상 2상에서 터제파타이드(젭바운드의 성분명)를 투여하니 상당수 환자가 완치됐다는 성공적인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4월에는 터제파타이드가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수면장애를 개선한다는 연구 성과도 공개했다.올해 3분기까지 노보와 릴리 양사가 GLP-1 계열 약물로 벌어들인 돈은 30조원에 달한다. 이들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비만약 시장은 2030년까지 13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