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수 물건너가나…관광·유통업계 '덜덜'

비상계엄령 선포·해제 사태로 세계 주요국이 한국 여행을 경고하고 나서면서 관광·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화점과 '올·무·다'(올리브영·무신사·다이소) 등 인기 높은 K-브랜드들의 영향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외국인 관광객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에는 '안전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영업이 위축될지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또 이번 사태에 따른 집회가 확산하면 차량 운행 차단 등으로 도심 주요 상권 유통매장의 매출 위축이 불가피하다. 이에 업계는 잔뜩 기대하던 연말특수가 위축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2천만명으로 정한 바 있다.

문체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2천만명 달성은 어렵지만,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작년의 두 배를 웃돌고 관광객 국적이 다양화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보인다고 판단해왔다.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방한객은 1천374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54.7% 늘었고 2019년 같은 기간의 94%를 기록했다. 지난 9월에는 처음으로 코로나19 전보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146만명)이 한국을 찾기도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5일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여행사 등을 통해 파악해보니 지금까지 큰 취소 흐름이 보이지는 않았다"며 "다만 '리드타임'(예약 일부터 방문까지의 기간)이 긴 유럽, 미국 같은 장거리 국가에서는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인바운드(방한 입국자) 여행사에는 즉각적인 취소 요청보다 "지금 한국을 방문하기에 안전한 것이 맞느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코로나19 시기부터 불황의 늪에 빠진 면세업계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 외에도 환율 상승에 한숨을 쉬고 있다. 원/달러 환율(원화 가치 하락)이 더 오르면 상품 매입 부담이 커지고 면세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면세점 이용객 수는 257만명, 매출은 1조1천11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용객은 작년 같은 달보다 19% 늘었으나 매출은 16.4% 감소한 상태다.

외국인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히는 '올무다'는 계엄 사태에 따른 영향은 현재 없다고 전했다.CJ올리브영은 오는 7일까지 연중 최대 규모의 '올영세일'을 진행하면서 연말 특수를 노리고 있다.

무신사도 전날까지 할인 행사인 '무진장 24 겨울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해 고객이 몰렸다는 것이다.

다이소 역시 대다수 매장이 오전 10시부터 영업을 시작해 밤새 벌어진 이번 사태에 따른 영향을 체감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 매장은 한국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 자체가 줄어들면 명동과 홍대, 성수에 있는 매장들이 영향을 받을까 염려한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매출이 급증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매장을 늘려왔다.

올해 상반기(1∼5월) 올리브영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 늘었다. 명동타운점은 하루에 4천∼5천명의 외국인 고객이 방문한다.

다이소 전체 매장의 1분기 해외 카드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76% 증가했고, 지난 5월 무신사의 자체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2% 늘었다.

백화점들은 이번 사태 영향이 지금까지 없다면서도 추이를 지켜보는 모양새다.(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