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최측근 억만장자 기업인, NASA까지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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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민간인으로 사상 최초 우주 유영에 성공한 미국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41)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수장으로 지명됐다. 아이작먼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최측근이다. 우주산업에서 머스크 CEO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美 NASA 수장에 재러드 아이작먼
순자산 19억弗·스페이스X 후원자
민간인 최초 우주 유영 기록도
"놀라운 모험, 미국이 주도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4일(현지시간) “뛰어난 비즈니스 리더이자 자선가, 파일럿, 우주비행사인 재러드 아이작먼을 NASA 수장으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며 “그는 ‘발견’과 ‘영감’이라는 NASA의 사명을 주도해 우주 과학, 기술, 탐사 분야에서 획기적인 업적을 이룰 것”이라고 치켜세웠다.아이작먼은 1999년 16세 나이에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뉴저지주의 부모 집 지하실에서 결제업체 시프트4 페이먼츠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연간 2600억달러 이상의 결제를 처리하고 20만 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한 대형 결제업체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항공에 관심이 있었고 2004년 첫 비행 수업을 받은 그는 2008년과 2009년에는 경비행기로 세계 일주 기록을 세웠다. 7000시간 이상의 비행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민간 곡예비행 팀인 블랙다이아몬드 제트 팀과 함께 100회 이상의 에어쇼에 참가했다. 2011년에는 미국 군대와 동맹국에 전술 전투기를 공급하는 방위 기업 드라켄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아이작먼의 순자산은 19억달러다.
억만장자로 성공한 아이작먼은 성층권을 넘어 우주에 대해 야망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20년 말부터 스페이스X의 투자자로 머스크 CEO와 인연을 맺은 아이작먼은 2021년 스페이스X의 첫 번째 민간인 우주비행인 ‘인스퍼레이션 4’ 임무를 이끌며 자금을 댔다. 당시 그는 3일 동안 우주에 머물며 국제우주정거장(ISS)과 NASA의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더 높이 비행했다. 지난 9월엔 스페이스X의 ‘폴라리스 던’ 프로젝트에 참여해 민간인 최초 우주 유영이라는 기록을 썼다.
NASA 수장 지명 후 아이작먼은 X(옛 트위터)에 “나는 우주에서 지구를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렸고, 미국이 인류 역사상 가장 놀라운 모험을 주도하는 것에 열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당선인의 성명과 아이작먼의 글을 모두 공유하며 축하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외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 CEO의 우군을 NASA에 앉혔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이작먼의 시프트4가 스페이스X에 댄 자금만 2750만달러”라며 “NASA의 정책과 계약에서 아이작먼이 스페이스X에 큰 혜택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NASA는 연 250억달러의 예산을 집행하며 미국의 항공우주 분야를 총괄하는 정부 기관이다. 머스크 CEO처럼 달과 화성 개척의 꿈을 가진 아이작먼이 NASA의 지휘봉을 잡은 만큼, 우주산업에서 머스크 CEO의 영향력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