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탄핵 부결로 韓 자산 변동성 확대…내수 침체 우려"

원화, 2009년 이후 최저치 쓰나
8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있다.(사진=뉴스1)
월가에서는 주말 사이 벌어진 대한민국의 급박한 정치 상황에 주목하며 한국 자산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트레이더들은 한국 자산의 지속적인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주말 동안 고조된 정치적 위기로 원화와 한국 증시가 초기에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첫 번째 탄핵소추안이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되자 트레이더들은 상황이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을 계산하고 있다”고 전했다.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밝힌 ‘책임총리제를 통한 질서 있는 퇴진’ 방안, 이에 반대하는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예고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매주 발의, 전국적 시위 등 주말에도 혼란이 이어지자 관광업 등이 타격을 입어 내수 경제 약화가 우려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불안이 증폭되면서 내년 1분기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해 83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숀 캘로우 인터치 캐피털 마켓 선임 외환 분석가는 “정부의 개입이 원화의 즉각적인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에 전했다. 그러면서도 “탄핵 시도가 실패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 있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계속 집권하고 국민의힘이 그를 보호하는 한, 시장은 정치적 마비를 우려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새 행정부 출범이 다가오는 것도 원화 하락세를 유발한다고 짚었다.

9일 오전 8시 32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원50전 오른 1428.50원을 나타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클레이스의 전략가들은 “원화가 계엄령 선포 이전보다 약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추가 하락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에 원화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원·달러 환율은 9월 말 이후 약 10% 하락해 지난주에는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원·달러 환율이 1445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는 2009년 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약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