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원내대표 사퇴 의사 확고"…민주당은 제명 추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의원들에게 문자
"대표 중심으로 모든 힘과 지혜 모아달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 사진=강은구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가 확고하다며 조속한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당부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저의 원내대표 사퇴 의사는 확고하다. 새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의원님들의 모든 힘과 지혜를 당 대표 중심으로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 저도 그 과정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앞서 추 원내대표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정족수 미달로 성립되지 못한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표결이 이뤄진 작금의 상황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밝혔다.

하지만 親윤석열(친윤)계 중진인 권성동 의원 주도로 추 원내대표 재신임 안건이 상정됐고, 거수 표결로 재신임을 결정했다. 이후 추 원내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날 그가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공고히 하고 나선 것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추 원내대표의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국회 도착을 늦춰서 계엄 해제 요구안의 결의를 방해했다는 의혹 등을 주요 제명 사유로 적시할 것으로 알려졌다.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추 원내대표는 불법 계엄 선포로 긴박한 상황에서 여당 국회의원을 당사로 유인해 혼란을 부추겨 표결을 방해했고 국회의장에게 표결 연기를 요청한 정황도 있다"며 "불법 계엄 내란 사태의 핵심 공범이자 주요 임무 종사자"라고 주장했다.

반면 추 원내대표 측은 비상계엄 당시 시간대별 상황을 공개하며 반박했다. 원내대표실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추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국회 비상 의원총회 소집을 의원들에게 공지했지만, 국회 통제 상황을 파악한 뒤 당사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후 추 원내대표는 한동훈 대표와 함께 국회로 이동했고 의총 장소를 다시 국회로 변경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국회 출입이 막히자 당사로 의총 장소를 변경 공지했다. 추 원내대표는 당시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통화에서 '의원들을 모을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고, 지난 4일 0시 47분 본회의가 개의했지만, 추 원내대표가 있던 원내대표실 앞이 봉쇄돼있었다고 추 원내대표 측은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