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중국 반독점 조사에..힘 빠진 반도체주 [글로벌마켓 A/S]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됐다. 이 여파로 이날 반도체 지수를 비롯해 올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던 주요 3대 지수가 약세를 기록했다. 지난주 다우 지수의 약세를 만들었던 유나이티드 헬스그룹은 임원 살해 용의자 체포 소식에 사흘 만에 반등했다.

현지시간 9일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42포인트, 0.61% 내린 6,052.85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57차례 사상 최고가 경신을 이어온 지수가 숨고르기하는 양상이다. 나스닥은 123.08포인트, 0.62% 하락한 1만 9,736.69,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40.59포인트, 0.54% 내린 4만 4,401.93으로 장을 마감했다.영향력 있는 경제 지표는 없었다. 뉴욕 연은이 집계한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전망은 3.0%로 지난 조사보다 0.1% 포인트 높아졌고, 5년 이상 기대치도 2.9%로 같은 폭 증가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는 3% 늘어나는 등 가계 재정 전망이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국 콘퍼런스보드가 집계한 고용동향 지수(ETI) 11월 집계치는 109.55로 10월 수정치 108.25를 1.3포인트 가량 상회했다. 고용동향지수가 이처럼 두 달 연속 오른 것은 올해 처음이다. 이번 지표에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은 줄고, 구인 공고가 꾸준히 이어지는 등 견고한 고용 환경이 재확인됐다.

이러한 지표들 보다 이날은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 전날 중국중앙TV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반독점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엔비디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2020년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 테크놀로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의 지침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인수 과정에 제한 조건을 부과했는데 이를 엔비디아가 지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중국 당국은 엔비디아가 고객 업체들에게 독점 계약을 강요했는지, 중국 업체를 차별하거나 불이익을 제공했는지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세 번째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확정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도 풀이된다. 중국 당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등 주요 희귀 광물 수출 제한과 자국 기업들에게 국산 반도체 권고 조치를 내리는 등 미중 양국간 마찰 수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앞서 지난 4일에도 유럽연합 경쟁당국이 엔비디아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조사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는 등 각국의 반독점 규제로 인한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세계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84% 이상 점유한 최대 기업으로 경쟁 업체들과 기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AMD에 대한 월가의 부정적 평가도 반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인 비벡 아리아는 클라우드 업체들의 엔비디아 선호도가 크고, 이로 인해 AMD의 GPU 점유율은 당초 예상보다 1%포인트 낮은 4%에 그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목표주가도 당초 185달러에서 주당 155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팻 겔싱어 전 최고경영자가 “10만 명의 직원을 위해 기도와 단식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한 인텔도 0.53%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 열풍을 일으킨 오픈AI가 영상 생성 AI인 소라(Sora)의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일반 구독 요금은 월 20딜러, 프로 요금은 200달러로 책정됐다. 프로 요금제는 20초의 영상을 1080p 고화질로 무제한 생성할 수 있다. 이 발표로 어도비 주가는 0.91% 추가 하락을 이어갔다.● 붙잡힘 미 보험사 CEO 살해 용의자..주가는 반등

미국 최대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급여 등을 담당해온 부문 대표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 사망 사건의 용의자가 붙잡힌 뒤 주가 반등을 보였다.

뉴욕 경찰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4일 뉴욕 미드타운 힐튼 호텔 입구에서 톰슨 CEO를 살해한 용의자로 26세의 루이지 만조니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15분경 펜실베이니아주 알투자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그의 현상수배 얼굴을 알아본 직원의 제보로 경찰에 붙잡혔다.만조니는 위조 신분증으로 호스텔을 이용하는 등 경찰을 따돌려왔다. 그는 3D프린터로 제작한 부품으로 만든 일명 고스트 건과 소음기 등을 범행 당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용의자인 만조니는 메릴랜즈주 볼티모어의 한 사립고교를 수석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대 컴퓨터공학 석사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보험단체 대표 등이 성명을 통해 경영진에 대한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는 성명을 냈지만, 미국 대중들의 분노도 이어지고 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2022년까지 후속 치료에 대한 보험금 청구 거절이 2배 늘었고, 가입자 45%가 같은 경험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여론 의식하 엘레반스 헬스가 일부 보험금 지급 정책을 바꿨고, 기업들은 임원 보안을 확대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 오레오-허쉬, 같은 회사로 뭉치나..허쉬 10% 급등

키세스, 리세스 등 초콜릿 제품으로 유명한 허쉬는 오레오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에 인수될 가능성이 전해져 10.85% 올랐다. 몬젤리즈는 2016년에도 230억 달러에 합병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허쉬는 코코아 가격 상승과 판매 부진으로 올해 매출 성장 전망을 보합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허쉬는 창업자 밀턴 허쉬의 뜻을 이어받아 사회 기여 사업을 맡아 온 허쉬 트러스트가 지배주주다. 밀헌 허쉬 스쿨 등의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허쉬 트러스트의 동의를 받지 못한다면 합병은 차질을 빚게 된다.

이날 장 마감 이후 실적을 공개한 오라클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발표로 시간 외 거래에서 8% 넘게 하락 중이다. 오라클에 따르면 회계연도 2025년 2분기

조정 매출액은 140.6억 달러, 조정 주당순익은 1.4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인 매출 141억 달러와 조정주당순익 1.48달러를 밑도는 성과다. 오라클은 지난 분기 클라우드 매출액이 전년 대비 52% 늘고, 엔비디아의 H200 GPU 6만 5천 개를 공급하는 등 슈퍼컴퓨터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이번 주는 주 후반 물가 지표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화요일인 10일은 중소기업 경기 낙관지수와 미 국채 3년물 입찰 그리고 장 마감 후 게임스탑 실적 등이 소화될 예정이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