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역직구 수요 폭발…내년 매출 3.5조"

조현민 한진 사장, 비전 공개

올 예상매출 대비 18% 성장
K웨이브 열풍에 해외 매출 껑충
택배시장 포화 속 '성장 돌파구'
사진=뉴스1
종합물류기업 한진이 내년 창립 80주년을 앞두고 “매출 3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10일 밝혔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올해 예상 매출 대비 18%나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적 현상인 ‘K웨이브 열풍’을 타고 해외 플랫폼에 진출하는 국내 패션·뷰티·식품 브랜드가 많아지자 이들의 역직구 물류 수요를 잡아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매출 1년 만에 55%↑

조현민 한진 사장(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진 언박싱데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측이 힘든 상황이지만 고객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고, 대한민국의 수출입을 지원할 것”이라며 “내년이 창립 80주년인 만큼 매출 3조5000억원을 꼭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이 이처럼 공격적인 매출 목표를 제시한 것은 글로벌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은 중소 셀러(판매자)들이 해외로 상품을 수출할 때 통관과 국제배송 등을 대행하고, 현지에서 보관·운송도 해준다. 국내 중소 셀러용 물류플랫폼 ‘한진 원클릭 서비스’, 국내 패션 브랜드 해외 진출 플랫폼 ‘SWOOP(숲)’을 내놓는 등 중소 셀러를 타깃으로 한 기업 간(B2B) 물류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이런 한진의 전략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해외에서 K브랜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한진의 글로벌 매출은 3986억원으로 전년 동기(2563억원) 대비 5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12.4%에서 18.1%로 높아졌다. 쿠팡, CJ대한통운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내 택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해외에서 성장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조선미녀·복만사도 파트너사

이날 열린 한진 언박싱데이도 중소 셀러를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행사에선 K뷰티 선두주자 격인 ‘조선미녀’의 구다이글로벌, 냉동김밥 열풍을 이끈 복만사 등이 참가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을 거둔 한진 파트너사들이 중소 셀러들을 대상으로 해외 진출 노하우를 공유했다. 최근 한국 역직구에 공들이고 있는 알리바바닷컴, 아마존 등도 행사에 참석했다. 조 사장은 “국내에서는 익숙하지만 해외에선 놀라운 반응을 얻고 있는 한국 브랜드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상품은 갖췄으니, 이를 해외 소비자에게 빠르게 전달할 물류 인프라를 한진이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한진은 이 사업을 본격 키우기 위해 해외 물류망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해 해외 진출국을 18개국에서 22개국으로 확장하고 태국 방콕, 싱가포르, 헝가리 부다페스트, 중국 톈진·정저우 등 새로운 해외 법인도 세웠다. 조 사장과 노삼석 한진 대표가 해외 현장을 찾아 현지 파트너사와 교류하기도 했다. 노 대표는 “내년에도 멕시코와 동유럽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진출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