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9천억 샀다…개인은 미국·파킹형 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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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우리 주식시장이 반등에 성공했습니다.코스피는 240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도 어제 블랙먼데이의 급락폭을 다시 되찾았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일단 오늘도 기관은 사고, 개인은 팔았습니다. 그럼에도 지수가 상승한 건, 외국인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덕분 아닙니까?
네, 오늘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도 우위, 코스닥 시장에서는 매수 우위를 나타냈는데요. 각각 1490억원 순매도, 2925억원 순매수세를 보였습니다.
코스닥이 어제의 낙폭을 회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외국인이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선물시장에서 7900억원 순매수세를 보였다는 점인데요. 이는 지난 9월 26일 이후 약 세 달만에 가장 큰 규모입니다.또 외국인은 지난 6일부터 3거래일 연속 선물시장에서 총 1조3천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를 보이며, 기관이 강한 순매수세를 나타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이 이번 사태가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는데요.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외국인들의 강한 선물 매수세는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며 "각종 악재를 감안해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8배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지나친 저평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단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그렇다고 당장 주식을 살 만한 분위기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 개인 투자자들 움직임에서 강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개인들이 8천억 원 넘게 팔았는데, 이 돈들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찾는 곳이 있습니다. 파킹형 상품인데요.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이후 오늘까지 일주일(12.4~10일) 동안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ETF는 KODEX 머니마켓액티브였습니다. (5958억)
6천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면서 순자산총액은 지난달말 보다 19.4% 증가한 3조7003억원으로 늘었습니다. 7거래일만에 20%가 늘어난 셈인데요.
이 상품은 지난 8월에 상장해 국내 ETF 중 가장 짧은 기간만에 순자산 3조원을 돌파한 상품입니다. 초단기 채권과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운용방식을 기반으로 설계된 ETF인데요.
이 뿐 아니라 ETF 자금유입 상위 10위권 내에 6개가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상품이나 은행채, 단기통안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파킹형 상품이었습니다.
파킹형 상품들은 환매가 쉽고, 일반 예금보다 더 높은 이자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극심해지는 장에서 피난처로 꼽히는데요.
ETF 외에도 MMF 설정액을 보아도 최근 1주일간 1조5천억원 넘는 자금이, 그리고 국내 초단기채 펀드으로도 약 8천억원 가까운 뭉칫돈이 들어갔습니다. (12.2~6일 기준)
개인 투자자들의 이른바 '국장 탈출'이 시작된 상황에서, 비상 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개인들이 미국 투자상품에도 많이 몰리고 있죠?
그렇습니다.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거래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는데요. 그 속도가 더 가팔라졌습니다.
예탁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6일 기준 1121억4천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11월 7일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또다시 1100억달러를 넘어선 것입니다.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급증했습니다.
국내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직접투자도 늘었는데요. 미국 채권 보관금액도 역시 사상 최대치인 117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 3배 가량 불어났는데,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며 채권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 덕분입니다.
또 ETF 시장 자금 흐름을 봐도 미국 S&P500을 추종하는 두 상품으로 각각 2천억원 넘는 자금이 지난 일주일간 유입됐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