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태양광 진출' 한화큐셀·OCI에 볕드나

트럼프 2기 출범하면 되레 기회
中 업체들 공장 매각 등 주춤
신규 전력발전 60%가 태양광
韓·美 업체로 경쟁 좁혀져
미국 본토에 진출한 중국 태양광 회사들이 현지 사업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 회사에 적용되던 인플레이션방지법(IRA) 혜택을 대폭 축소할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면서다. 중국 회사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한국 기업에 실적 부진을 만회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미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올 3분기 기준 약 39.5㎾(킬로와트)였다. 중국 기업 비중은 꾸준히 늘어 전체 생산능력의 25~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론지, 트리나솔라, 진코솔라, JA솔라 등 중국 주요 태양광 회사는 미국에 대한 추가 투자 논의를 사실상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나솔라는 지난달 5GW(기가와트) 규모의 모듈 공장을 노르웨이계 회사인 FREYR 배터리에 매각했다.

‘중국 회사가 미국 사업을 확장하는 걸 국민 세금으로 돕고 있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등에 업은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 회사에 대한 보조금을 줄일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올 하반기 IRA 보조금 지급 요건에 대한 강도 높은 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미국 내 태양광 진군이 주춤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화솔루션, OCI홀딩스 등은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IRA 법안을 폐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신규 전력발전소의 60% 이상은 태양광이 될 것이란 게 미국 내 업계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빠지면 현지에서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업체는 미국의 퍼스트솔라 등 몇몇 업체 외에 한국 기업뿐이라는 설명이다.이에 따라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는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견제 동향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미국 사업 확장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모듈, 셀, 잉곳, 웨이퍼 등 밸류체인 전체를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추진 중이다. 태양광 발전기 설치를 쉽게 하기 위해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OCI홀딩스 역시 모듈 생산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 중이다. 태양광 발전단지 부지 마련부터 정부 인허가 작업까지 끝낸 후 전력단지를 통째로 판매하는 사업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