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작가 "尹 비상계엄 자폭…2030 젊은이가 끌어내릴 것"

항일혁명가기념단체연합 창립대회서 인사말 하는 황석영 작가/사진=연합뉴스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꼽히는 소설가 황석영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작가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항일혁명가기념단체연합(항일연합) 창립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권의 쿠데타 기도는 아주 끔찍한 망상"이라며 대통령을 탄핵해서 위험천만한 군 통수권자 임무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항일연합 설립준비위원장을 맡아온 황 작가는 이날 창립식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대구이육사기념사업회, 몽양아카데미, 6·10만세운동유족회 등 9개 단체로 구성된 항일연합은 항일혁명가들을 기리기 위해 올해 1월 설립이 추진됐고, 이번 창립대회를 기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황 작가는 윤 대통령의 계엄 사태에 대해 "낡은 파시즘 쿠데타"라고 평가하며 "광장의 발랄한 20~30대 젊은이들에게 끌어내려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항일연합이 구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문턱에서 설립하게 되어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황 작가는 그동안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올해 4월에는 해병대 출신으로서 해병대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채 해병 특검법' 처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탄핵은 복잡하고 기간이 오래 걸릴 거 같다"며 "즉각 하야"를 주장했다.

지난 8월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가 역사 기관장에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인사를 연이어 등용한 것에 "도둑놈이 우리집 담에다 사다리를 걸쳐놓고 들어와 훔쳐 가면서 사다리를 두고 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9월에도 전국비상시국회의 시국 선언문을 통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황 작가는 이날 "9월 시국선언에서 농반진반으로 윤석열 정부가 연말을 못 넘길 거라고 얘기했는데,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당시에는) 탄핵하기도 참 난감한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자폭을 해버렸다"고 말했다.

한편 항일연합은 향후 항일혁명가에 대한 조사, 수집, 정리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왜곡된 역사 복원과 항일혁명가 유족 구술 녹음 등의 활동을 할 계획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