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인플레 4년來 최저…밀레이 '감세·성장'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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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지출 줄인 전기톱 개혁 성공아르헨티나 물가 상승률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 1년간 시행한 긴축 정책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재정지출을 늘린 브라질은 물가 안정에 실패하며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지출 늘린 브라질은 '인플레 늪'
1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아르헨티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월 대비)은 2.4%로 202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전월 상승 폭인 2.7%, 시장 전망치인 2.8%보다 낮았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193%에서 166%로 둔화했다.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월간 평가절하율을 현재 2%에서 1%로 낮출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기준환율을 수시로 작은 폭의 범위에서 변경하는 ‘크롤링 페그’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날 한 유튜브에 출연한 밀레이 대통령은 세부 지표를 들어 11월이 디플레이션이 발생한 첫 달이라고 주장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크롤링 페그와 2.5%인 국제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이달에는 0.1%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잠잠해지자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지난 6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연 32%로 인하했다.
아르헨티나가 물가를 잡은 데는 밀레이 대통령의 ‘전기톱 개혁’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1년 만에 18개 정부 부처를 9개로 통폐합하고 에너지·교통비 등 각종 보조금을 폐지하는 등 공공 지출의 3분의 1을 삭감하는 적극적 재정 긴축을 시행했다.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인 물가 안정을 달성한 밀레이 대통령은 성장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날 그는 취임 1년 TV 연설에서 그간 통제된 달러 거래를 허용하고, 내년에는 현행 세금의 90%를 없애는 세제 개혁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한편 브라질 중앙은행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날 기준금리를 연 11.25%에서 연 12.25%로 올렸다. 2022년 5월 이후 최대 폭의 금리 인상이다. 올해 8월 4.24%에서 11월 4.87%까지 뛴 물가를 잡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집권한 룰라 대통령은 올해 중산층 지원을 위한 재정 지출을 대폭 늘렸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