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마녀가 온다 … 2025년 공연계 최고 기대작 1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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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남자', '베르테르', '명성황후' 등 인기 창작극부터2024년은 '대극장의 해'였다. 각종 유행어를 만들며 매진 행렬을 이어간 뮤지컬 '시카고'와 '킹키부츠', 연말 공연계 최고 화제작 '알라딘'까지 대극장들은 1년 내내 관객으로 붐볐다. 연극계에도 스타 배우들이 동참하며 '햄릿', '엔젤스 인 아메리카', '벚꽃동산'이 연극도 대형 무대에 오를 수 있음을 증명했다. 2025년에도 대작들이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원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멤피스' 등 명작 라이선스 공연까지
브로드웨이의 상징 '위키드'는 오리지널 팀 내한
연극은 '붉은 낙엽', '세익스피어 인 러브', 렛미인'
'라이프 오브 파이'는 한국 초연 무대 예정
새해부터 눈 번뜩 뜨이는 '웃는 남자'2025년 새해 첫 번째 대극장 개막작은 EMK 뮤지컬컴퍼니의 '웃는남자'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1869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어린아이들을 납치해 몸을 기형적으로 상처를 내 귀족들의 놀잇감으로 팔던 인신매매단 콤프라치코스가 활개를 치고 있었다. 주인공 그윈플렌 역시 이들에게 납치돼 마치 미소를 짓고 있는 것처럼 기이하게 찢긴 입을 가지게 된다. 유랑극단을 꾸려 유럽 전역에서 가장 유명한 광대가 된 그가 그의 출생과 관련된 비밀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뮤지컬 '마타하리'에 이어 EMK뮤지컬컴퍼니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두 번째 합작 창작 뮤지컬이다. 이번 시즌에는 박은태, 이석훈, 규현 등이 주인공 그윈플렌역을 맡는다. 공연은 1월 9일부터 3월 9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25주년 맞은 창작 뮤지컬 '베르테르'베르테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요한 볼프강 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원작이다. 고선웅 작가가 극본, 정민선 작곡가의 음악이 만나 2000년 11월 초연한 창작 뮤지컬. 20주년을 맞은 2020년까지 무려 11번의 시즌이 무대에 오른 '스테디셀러'다.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고전과 서정적인 클래식 선율이 느껴지는 음악, 그리고 이 요소들을 한데 묶어주는 아름다운 무대가 인기 비결로 꼽힌다.
25주년을 맞은 올해는 전미도가 2015년 공연 이후 10년 만에 베르테르가 연모하는 '로테' 역으로 돌아온다.
공연은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1월 17일부터 3월 16일까지 열린다.
최초의 밀리언셀러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창작뮤지컬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명성황후'는 올해 무려 3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오른다. 1995년 명성황후의 시해 100주년을 맞아 이문열의 소설 '여우사냥'을 원작으로 제작돼 예술의전당에서 초연한 작품. 한국 뮤지컬로는 최초로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오르고, 창작극으로는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달성하는 등 여러모로 한국 뮤지컬 역사의 큰 획을 그은 작품이다.
지난해 12월 대구와 부산 공연을 마친 뮤지컬 '명성황후'의 서울 공연은 1월 21일부터 3월 30일까지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10년 만에 돌아온 토니상 8관왕 '원스'2007년 개봉작의 주제가 'Falling Slowly'로 유명한 뮤지컬 '원스'가 10년 만에 돌아온다. 작품은 아일랜드 더블린을 배경으로 한다. 자신의 인생에는 앞으로 더 이상 사랑이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기타리스트 '가이'(guy) 와 삶을 위해 꿈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체코 이민자 '걸'(girl)의 사랑을 그린다.
뮤지컬 '원스'는 2012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그해 토니상에서 최우수 뮤지컬상, 최우수 감독상, 극본상 등 8개 부문 트로피를 휩쓴 수작이다. 이번 공연은 2014년 한국에서 첫 번째 시즌이 열린 후 10년 만에 공연이다. '원스'는 2월 19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 무대에 오른다.
불륜일까, 운명일까…'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전 세계 판매량 5000만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37주 연속 1위. 로버트 제임스 윌러가 1992년 발표한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1995년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영화로 제작해 메릴 스트립이 주연으로 출연했다.
주인공은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평범한 주부의 삶을 사는 프란체스카. 남편과 두 자녀가 여행을 떠나 홀로 집에 남은 사이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이 섬세하게 표현해 '사랑'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뮤지컬로 재해석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2014년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여 토니상 작곡상과 편곡상을 받았다. 2017년과 2018년 한국 관객을 만난 후 2025년에 7년 만에 공연이 열린다. 공연은 5월부터 7월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라이브 밴드와 화려한 무대로 압도하는 '멤피스'뮤지컬 '멤피스'는 미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본 조비'의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브라이언이 작곡한 작품이다. 과거 미국 남부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활동했던 전설적인 DJ '듀이 필립스'의 실제 이야기를 그린다. 2002년 초연 후 2010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그래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과 작곡상을 받았다. 음악이라는 주제와 어울리게 무대 위 라이브 밴드의 연주와 화려한 무대가 매력인 뮤지컬.
2023년에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만났다. 박강현, 고은성, 정선아, 최민철, 최정원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무장해 2023년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 연출상, 무대예술상, 프로듀서상, 앙상블상을 휩쓸었다. 2년 만에 돌아온 재연은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센터에서 6월부터 9월까지 열릴 예정이다.
초록마녀가 온다 … '위키드' 내한 공연브로드웨이를 상징하는 작품이자 올해 영화로도 제작돼 흥행하고 있는 뮤지컬 '위키드'의 오리지널 팀이 내한한다.
뮤지컬이 워낙 유명하지만 원작은 소설이다. 미국 작가 그레고리 맥과이어가 1994년부터 네 권에 걸쳐 발표한 작품이다. 판타지 소설 '오즈의 마법사'가 벌어지기 전의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격인 작품이다.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마녀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엘파마'라는 이름의 그녀가 도로시를 만나기까지 과거를 그린다.
2012년 '위키드' 오리지널 팀 내한으로 처음 한국 무대에 오른 '위키드'는 2013년, 2016년, 2021년 라이선스 공연으로 열렸다. 13년 만에 오리지널 팀이 한국을 찾는다. 공연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다.
연극
천재 추리소설가 토마스 쿡의 '붉은 낙엽'국립극장 무대는 치밀한 추리·심리극으로 새해를 맞는다. 연극 '붉은 낙엽'은 주인공 에릭의 가족의 이웃집 막내딸 에이미가 실종되면서, 에릭의 아들 지미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극이다.
2021년 초연해 제14회 연극대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제25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과 신인 연출상, 제42회 서울연극제 우수상, 연기상, 신인연기상, 무대예술상, 제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연극 부문 남자연기상 등 각종 상을 휩쓴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붉은 낙엽'은 1월 8일부터 3월 1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아카데미 7관왕과 디즈니가 만난 '셰익스피어 인 러브'1998년 개봉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영국의 천재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젊은 시절을 상상한 로맨스물이다.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비극적이고 낭만적인 사랑을 겪으면서 위대한 극작가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각본상을 포함해 7개 부문을 휩쓸었다.
디즈니에서 연극으로 재해석한 공연은 2014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첫선을 보였다. 한국은 2023년 초연 무대에 올라, VIP 티켓이 11만원으로 책정돼 처음으로 연극으로는 처음으로 10만원 선을 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두 번째 시즌은 7월 25일부터 9월 14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린다.
벰파이어 소녀와 왕따 소년의 사랑 '렛미인'연극 '렛미인' 역시 인기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연극이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10대 소년 '오스카'와 그의 친구이지만 영생을 누리는 벰파이어 소녀 '일라이'의 풋풋하지만,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다.
뮤지컬 '원스'으로 받은 토니상 연출상을 포함해 로렌스 올리비에 최고의 연출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연출가 존 티파니가 연출한 스코틀랜드 국립극단 작품이다. 한국에는 2016년 초연해 당시 신인 배우로 떠오르던 박소담이 일라이역을 맡았다. 2020년에 재연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됐다. 우여곡절 끝에 9년 만에 돌아온 연극 '렛미인'은 7월부터 8월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드디어 한국 초연…'라이프 오브 파이'2002년 맨부커상을 받은 소설 '라이프 오브 파이' 원작 연극이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한 작가가 인도인 '파이'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파이는 어린 시절 배가 침몰한 후 구명보트에서 벵갈 호랑이와 함께 227일간 생존하는 과정을 그린 표류기를 이야기해주고, 작가는 그 이야기의 진위와 관점에 따른 진실을 고민하는 철학 소설이다.2019년 초연한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는 2021년에는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데뷔해 영국 최고 공연상인 로렌스 올리비에상 5관왕, 2023년 브로드웨이 공연으로는 토니상 3관왕에 올랐다. 한국 초연은 오는 1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오를 계획이다. 공연장은 미정.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