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尹 탄핵안' 2차 표결 與 이탈표 두자릿수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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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저지선 이미 붕괴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2차 국회 본회의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여당 내 탄핵 찬성표가 8표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야권 의석(192명)에 여당 이탈표를 합하면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으로 규정된 탄핵안 의결정족수(200명)를 채울 가능성이 커졌다.
'배신자' 낙인 찍힐까 익명 찬성
"자율 투표땐 이탈 더 늘어날 것"
이날까지 국민의힘에서 탄핵 찬성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김상욱 김예지 김재섭 안철수 조경태 진종오 한지아 등 일곱 명이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확실한 찬성표를 던질 의원이 최소 여덟 명 이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최종적으로 양심에 따라 표를 던질 것”이라며 “탄핵안 저지선은 붕괴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 자릿수의 여당 의원이 탄핵 찬성에 투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국민의힘 지도부는 기존 당론인 ‘탄핵 반대’와 ‘표결 불참’을 수정할지 고심하고 있다. 14일 표결 전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다시 정할 방침이다. 표결 불참 당론을 유지하더라도 지난 7일 1차 탄핵안 표결 때처럼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막을 순 없을 것이란 게 여당 내 분위기다. 한 의원은 “자율 투표 형식으로 간다면 당론을 탄핵 반대로 유지하더라도 이탈표는 예상보다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여덟 번째 공개 찬성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배신자 낙인을 부담스러워해서란 분석이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정치 인생이 걸린 일이고, 지역구의 골수 지지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덟 번째는 탄핵 저지선을 뚫는 상징성이 있어 굳이 미리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중진 의원은 탄핵 반대 당론 변경에 부정적이다. 5선 권영세 의원은 이날 “당론을 정하는 것도 절차에 맞게 해야 하고 푸는 것도 절차에 맞게 해야 한다”고 했다. 5선 나경원 의원은 SNS에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탄핵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지금은 (탄핵하기엔) 너무 이르다. 무엇이 가짜인지 진실인지 차분히 이성적으로 살피며 숙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썼다.
설지연/박주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