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하이킹 즐기던 70대 '6조 부자'…절벽서 미끄러져 그만

이삭 안딕 스페인 '망고' 창업자
하이킹 중 150m 절벽서 떨어져
스페인 패션브랜드 '망고' 창업자 이삭 안딕. 사진=가디언
스페인 패션브랜드 '망고' 창업자 이삭 안딕(71)이 하이킹을 하던 중 산악 사고로 사망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안딕은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몬세라트 동굴에서 친척들과 하이킹을 하다 150m 높이 절벽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해 숨졌다. 안딕의 아들이 사고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계인 안딕은 1953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태어났다. 13세 때 가족과 스페인으로 이주했고 고교 시절 바르셀로나에서 친구들을 상대로 티셔츠를 판매하는 등 뛰어난 사업 수완을 보였다.

이후 의류 도매업에 뛰어들었고 1984년 첫 망고 매장이 문을 열었다. 망고는 지난해에만 31억유로, 우리 돈으로 약 4조70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렸다. 망고 매장은 120개국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자산은 6조5000억원에 달한다.

토니 루이즈 망고 최고경영자(CEO)는 "안딕의 예기치 않은 사망 소식을 전하게 돼 유감"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안딕의 전략적 비전과 영감을 주는 리더십, 가치에 대한 확고한 헌신은 망고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며 "망고가 그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바칠 수 있는 최고의 헌사"라고 덧붙였다. 스페인 유대인 커뮤니티 연합은 "연합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의 예상치 못한 죽음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단체 측은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의 유대인 커뮤니티에서 활동적인 중추였다"며 "최고의 인간적 자질을 갖춘 사람으로 관대하고 항상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왔다"고 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안딕은) 사업적 비전과 노력으로 스페인 브랜드를 글로벌 패션 리더로 탈바꿈시켰다"고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