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막중한 책임

탄핵 정국에서 국정 안정의 컨트롤타워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맡았다.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로서 그동안 부처 간 의견을 잘 조율하고 의료개혁을 포함한 주요 현안을 꼼꼼하게 챙겨온 만큼 그만한 적임자도 없다는 평가다. 한 권한대행은 국회 탄핵 당일인 14일 밤 임시 국무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데 이어 다음날 오전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해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등 시급한 일정부터 소화했다.

한 권한대행은 헌법상 대통령 권한 전부를 이양받았기에 막중한 권한과 함께 책임도 동시에 짊어진다. 윤 대통령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판가름 나지 않은 시기인 만큼 선량한 관리자로서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국정 기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본다. 조기 대통령 선거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대선 후보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야당의 역대급 탄핵소추에 따른 안보·치안 공백을 메우기 위해 조속히 후임자를 임명해야 한다.

또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매입하는 양곡관리법과 기업 기밀까지 제출하게 한 국회 증언·감정법 등 국회를 통과한 반시장·반기업 법안에 과거 전례대로 거부권 행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특별법과 인공지능(AI) 기본법 같은 경제 법안이 입법될 수 있도록 야당 설득에도 적극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