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행 "국민만 보고 위기극복 최선 다할 것"

정진석 실장 만나 국정전반 논의
한덕수 "모든 조직이 대행 보좌"

전문가 "실제 권한 범위 제한적"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를 시작했다. 한 권한대행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된 직후 임시국무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 아울러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에 한 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정부가 먼저 자세를 낮추고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조를 얻겠다”고 밝혔다.

15일에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대통령실의 권한대행 보좌 방안 등을 보고받았다. 한 권한대행은 “이제부터 모든 정부 조직은 권한대행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변해 대통령비서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보고했다”고 말했다.한 권한대행은 외교, 안보, 국방, 치안을 비롯해 국정 전반에 대해 대통령실의 업무 보고를 받고 관련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대통령실과 국무조정실의 역할이 일부 겹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분담할지도 이날 면담에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서는 전례를 봤을 때 대통령비서실의 기능, 특히 정무 분야 기능은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는 헌법과 법률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원론적으로는 대통령의 권한을 모두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를 ‘현상 유지’ 수준으로 보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대통령 고유권한인 법률안 거부권이나 고위 공직자 임면권 등을 행사할 경우 야당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과 관련해서도 권한대행 체제에서 정부가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면담에서 “정부는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부의 모든 판단 기준을 헌법과 법률, 국가의 미래에 두겠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