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직접 겨냥한 檢…"15일 출석 요구 불응, 16일 2차 통보할 것"

또 불응땐 체포영장 발부 가능성
일각 "尹 강제수사 머지않은 듯"

경찰 "계엄 때 軍1500명 동원 확인"
< 대통령 관저 주변에 세워진 경찰차 >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나 불응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 세워진 경찰 차량.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15일 출석을 통보했으나 윤 대통령이 불응했다. 특수본은 소환에 불응한 윤 대통령에게 조만간 2차 출석 통보를 할 방침이다. 체포영장 발부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윤 대통령 강제수사가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검찰 특수본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지난 11일 ‘15일 오전 10시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이행하지 않았다”며 “조만간 2차 출석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수본은 윤 대통령에게 전자공문과 함께 우편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본은 이르면 16일 윤 대통령에게 다시 통보할 예정이다. 우편 송달 시간을 감안해 20일 전후 출석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의 행적에 대해 군경 수뇌부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검찰이 윤 대통령 직접 수사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3일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선포하고(내란), 계엄군 지휘관들에게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투입해 여야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윤 대통령이 2차 소환에 다시 불응하면 검찰이 체포영장 발부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이 법원의 영장을 받은 수사에 대해선 경호처 등이 거부할 수 없다.소환 통보와 관련해 일각에선 검찰이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내란죄 수사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발 앞서 윤 대통령 직접 수사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 특수본이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앞서 출석을 요구하는 등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어서다.

검찰 특수본은 전날 중앙지역군사법원에 계엄 당일 국회에 병력을 투입한 혐의를 받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이날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의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검찰은 이날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을,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수방사 제2특임단장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경은 수방사 일부 병력이 계엄령 선포 직후 실탄을 소지하고 국회에 투입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특수단은 계엄 당일 동원된 ‘군인이 1500명에 달한다’고 이날 밝혔다. 국방부, 육군본부, 수도방위사령부, 특수전사령부, 국군방첩사령부, 정보사령부 등의 군인이 광범위하게 동원된 사실을 수사기관이 공식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수단은 이와 관련해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이날 내란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1500명은 확인된 인원으로,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부대와 인원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특수단은 이날 윤 대통령 등을 내란죄 등으로 고발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했고, 비상계엄 전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도 조사했다.

탄핵안 국회 통과로 직무가 정지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최근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이날 경찰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경진/조철오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