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네이버 '플랫폼 유니버스'…숏폼도 포털에 띄운다

치지직 숏폼 영상, 네이버 앱·포털에 노출 결정
스트리머 굿즈는 쇼핑 플랫폼에 붙여 수익화
숲 제치고 출시 1년도 안돼 MAU 1위 등극
'MY플레이스'도 지도 앱과 연계 강화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인 '치지직'의 웹 서비스 화면. 치지직 웹사이트 캡처
네이버가 플랫폼 간 벽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스트리밍 플랫폼인 치지직에서 만든 숏폼 콘텐츠를 네이버 앱과 포털 검색 화면에도 띄우기로 했다. 네이버포스트는 네이버블로그로 통합하고 리뷰 플랫폼인 ‘MY플레이스’는 지역정보 플랫폼인 네이버지도와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네이버가 따로 일궈놓은 플랫폼들이 시너지를 내는 단계에 왔다.

네이버 앱 메인에 숏폼 띄운다

1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말부터 치지직에서 나온 숏폼 영상들을 네이버 앱과 포털 검색 결과에 노출시키기로 결정했다. 네이버 앱에선 숏폼 영상을 모아놓은 클립 탭뿐 아니라 홈 화면에도 치지직 영상을 띄우기로 했다. 네이버는 치지직 숏폼 영상을 노출시켜 얻은 광고 수익을 다음 달부터 영상 제작자와 분배할 예정이다. 개인방송 스트리머뿐 아니라 시청자가 만든 영상도 수익 공유 대상이다.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인 '치지직' 앱. 네이버 제공
이번 업데이트로 네이버는 이 회사의 핵심 앱이자 포털 서비스인 네이버로 치지직 콘텐츠를 대거 유통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치지직을 선보인 뒤 별도 플랫폼으로 관리해왔다. 운영 초기 네이버는 게임 스트리밍 콘텐츠 위주로 시청자를 넓혔다. 플랫폼이 시장에 안착하자 네이버는 애니메이션과 스포츠 콘텐츠를 풀면서 치지직을 종합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키웠다.

지난 11일엔 노벨상 수상식을 생중계한 데 이어 13일엔 게임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더게임어워드’에 동시통역을 붙여 생중했다. 네이버는 치지직에 클립, 네이버카페, 네이버페이 등의 다른 네이버 서비스도 연계해 접근성을 개선했다. 다른 플랫폼들을 이용자 유입 채널로 쓴 효과는 빠르게 드러났다. 치지직은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 250만명을 기록했다. 출시 1년도 안 돼 경쟁 스트리밍 플랫폼인 숲(SOOP)의 MAU(240만명)를 웃돌았다.

스마트스토어도 치지직 영상에 연동

네이버는 쇼핑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도 치지직과 연동시키기로 했다. 방송에 스마트스토어 상품 구매 링크를 연결해 스트리머가 제작한 굿즈를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네이버는 지난 15일 치지직 출시 1주년 간담회를 스트리밍 대상으로 열고 이같은 수익 다각화 방안을 공개했다. 스트리머 1인당 최대 3000만원씩 연 4회 지원했던 프로그램 규모는 연 6회로 늘리기로 했다.
네이버 리뷰 서비스인 'MY플레이스'의 개편 내용. 네이버 제공
다른 네이버 플랫폼들도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리뷰 플랫폼인 MY플레이스를 개편해 네이버 앱·포털, 네이버지도 앱 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리·상권 정보를 제공하던 네이버지도와 엮이면서 앱 하나로 식당 예약, 리뷰 작성, 기차 승차권 및 장소 방문 이력 확인 등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블로그 플랫폼인 네이버포스트도 내년 4월 운영을 종료하고 유사 플랫폼인 네이버블로그와 합치기로 했다.

그간 공들여왔던 AI 투자도 이제 수익화에 접어드는 단계다. AI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가 성과를 내면서 네이버 영업이익률은 2023년 1분기 14.5%를 기록한 이후 지난 3분기(19.3%)까지 6개 분기 연속 올랐다. 네이버는 이르면 내년 1분기 별도 쇼핑 앱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도 선보인다. 이 앱은 AI가 이용자의 상품 탐색 의도와 쇼핑 이력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으로 상품을 추천해준다. AI 검색 서비스인 ‘AI 브리핑’도 같은 분기 출시가 목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